뉴스

부정확한 CT 20%, 비용은 환자가

난 왜 기자를 선택했나? 그리고 누구의 편에 서있는가?

국내 CT의 20%정도가 품질평가 시험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는 논문은 2008년 대한영상의학회 학회지에 실렸다. 대한영상의학회 학회지는 국내 잡지 중 가장 먼저 SCI(해외 유명 저널)에 등재 된 저널이다.

국내에서 년간 시행되는 CT 검사 수는 수 십만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CT가 부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20만원이 넘는 고가의 검사임을 생각하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결과였다.

하지만, 이 자료를 SBS가 입수 한 건 2009년 3월, 논문이 발표된 지 약 1년이 지나서였다.

그리고 해당 논문과 관련된 병원에 취재 협조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논문을 제공해준 해당 위원회 역시 촬영협조는 거절했다.

한 대학병원의 관계자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조기자님, 이건 할 수 없는 아이템이에요. 누가 협조하겠어요? 조기자가 H병원에서 직접 찾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인터뷰는 아무도 안 해줄 걸요?"

이 말에 오기가 생겼다. 반드시 한다. 그것도 H병원이 아닌 곳에서.

먼저, 용기 있게 인터뷰해 주신 분들께 감사 드린다. 그리고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 분들께는 고마움을 넘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한 환자의 경우 다른 병원에서 위암진단을 받고, 내가 취재 중인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CT를 포함한 이전의 검사결과로는 위암인지 아닌지를 알 수 가 없어 검사를 다시 시행하자는 말을 듣고 모든 검사를 다시 예약했다.

기사와 딱 들어 맞는 경우라서 끈질기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과욕이었다. 그 분은 위암이라고 병원을 찾았는데 위암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는 말을 듣고 당황하셨을 게다. 그 분은 이전의 검사 비용은 부당한 것이니 이를 알리는 기사에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는 기자의 말은 관심 밖이었을 것이다. 위암이냐 아니냐가 결정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 분은 우리 팀에게 큰 역정을 내셨고, 한참을 아쉬움에 서성거렸다.

예전의 CT나 MRI라도 유지보수를 잘 하면 좋은 질을 유지하고, 그렇지 않으면 최신의 기계라도 질이 떨어진다.

기사에 품질인증제를 통해 질 낮은 검사결과를 양산하는 기계를 아웃시키고, 유지보수비를 보험수가에 반영해 병원들이 유지보수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썼다.

이렇게 하는 것이 아무것도 모른 채, 지금 현재도 모든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의료소비자들에게는 이익이 될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사가 나간 지 10일 정도가 되는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품질이 떨어져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없는 잘못된 CT나 MRI의 비용을 고스란히 환자가 부담하는 건 부당하다는 데에는 변함없다.

하지만, CT와 MRI 장비의 유지보수비를 보험수가에 반영하자는 데에는 조건이 있다.

먼저 장비의 유지보수 시장이 투명해지고, 거품이 빠져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이 기사를 제작할 때에 겁이 났다. 그리고 방송 후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오는 제보에 더 겁이 난다.

하지만, 난 기자를 취미로 하는 게 아니고, 그리고 국민 편에 있다.

그게 아니면 다시 돌아가느니만 못하지 않겠는가?

 

[편집자주] '따뜻한 감성의 의학전문기자' 조동찬 기자는 의사의 길을 뒤로 한 채 2008년부터 기자로 전문언론인에 도전하고 있는 SBS 보도국의 새식구입니다. 언론계에서 찾기 힘든 의대 출신으로 신경외과 전문의까지 마친 그가 보여줄 알찬 의학정보와 병원의 숨겨진 세계를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