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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매서운 중국 동북3성…피해도 속출

중국 동북3성 사람들은 4월 10일을 전후해 한달여간을 `과다펑지제(刮大風季節)'라고 부른다.

`큰 바람이 부는 계절'이라는 뜻으로 그만큼 동북 3성의 봄바람은 상상이상으로 매섭다.

평소 부는 바람도 4-5급을 유지하고 심할 경우 태풍에 버금가는 8급 바람이 불기도 한다.

올해는 유독 봄바람이 심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17일은 과다펑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준 하루였다.

풍력 녹색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오후 4시께 초속 17.8m의 8급 바람이 불면서 행인들은 제대로 걷지 못하는 것은 물론 바람에 날려갈 지경이었다.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서는 한 상점 셔터문이 바람에 떨어져 30여m를 날아가는 바람에 이곳을 지나던 행인 3명이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거나 이가 부러지는 등 피해사례가 속출했다.

상점의 간판이며 철거 중인 건물 주변에 설치된 가드레일이 바람을 견디지 못해 떨어져 나가고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심각한 교통체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창춘(長春)을 비롯한 지린(吉林)성 일대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온종일 뿌연 먼지를 동반한 돌개바람이 시내 전역을 강타했다.

동북 3성 일대 병원에는 이날 바람으로 부상을 당한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고 120 응급센터와 소방서에는 구조 요청이 잇따랐다.

봄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동북지역의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랴오닝성 기상대는 "동북지역은 봄이 돼도 찬기운이 남아 있는데 지면의 한랭기류가 대기 중에 유입된 온난기류와 만나면서 불안정해지고 기압도 높아지면서 공기의 흐름이 빨라지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유난히 일찍 찾아온 더위로 바람의 강도가 훨씬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경험해온 이 지역 주민들은 과다펑을 여름으로 가는 통과의례쯤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30대 여성 지앙화잉(姜花英)씨는 "불편하긴 하지만 중국인들은 이미 습관이 됐다"며 "과다펑에 대비하는 나름대로의 노하우도 있다"고 말했다.

바람과 함께 부는 먼지에 대비해 외출할 때 마스크와 모자는 기본이고 안경을 써 눈을 보호하기도 하며 얇은 망사 스카프로 머리뿐 아니라 얼굴 전체를 가리고 거리를 나서는 여성들도 있어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이때는 쉽게 머리가 헝클어지기 때문에 미용실을 찾는 발길이 뜸하고 대신 피부보호용 화장품들이 불티나게 팔린다.

이 지역 주민들은 바람도 바람이지만 봄꽃이 피기 시작하는 4월 말께가 되면 꽃가루가 날리면서 각종 알레르기가 생기기 때문에 더욱 괴롭다고 입을 모은다.

50대 한 남성은 "주먹만하게 뭉쳐진 꽃가루가 길바닥에 나뒹구는 이때가 되면 외출을 삼가해 행인들의 발걸음이 뜸해진다"며 "먼지가 섞이긴 했지만 바람만 부는 지금은 그래도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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