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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훔쳐간 도굴꾼, 제 손으로 반납한 사연?

<8뉴스>

<앵커>

도굴꾼들이 중장비까지 동원해서 몇 톤이나 나가는 석조 문화재 십여 점을 훔치기는 했는데 결국, 제 손으로 문화재청에 반납했습니다. 무슨 사연이 있었던 걸까요?

김수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꼼짝 않던 석조 문화재가 대형 크레인에 연결된 뒤, 서서히 움직입니다.

족히 수 톤은 나가 보이는 석조 문화재 15점은 도굴꾼들이 지난해 말쯤 울산과 경북, 문경 등 전국 각지에서 중장비를 이용해 훔쳐갔던 것입니다.

병자호란 때 전사한 뒤 병조판서에 추서된 최진립 장군 묘의 장군석은 원래 파손돼있던 눈 부분을 정교하게 수리한 흔적도 보입니다.

[최병완/최진립 장군 13대손 : 밑에다가 콘크리트하고 완전히 못 가져가도록 만들었는데 성묘를 하러 가니까 성묘석이 없는거에요.]

문경 김용사 불망비는 원래 있던 비석을 없애버리고 감쪽같이 이끼까지 심어놨습니다.

조선 중·후기의 귀중한 문화재이기 때문에 조금만 손보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받고 팔아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문화재청 단속반이 도난 문화재를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밀거래 유통망을 조여 팔아치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도굴꾼들은 경기도 용인 저수지와 남양주 공사현장에 문화재들을 버려놓고 당국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허종행/문화재청 단속반 : 어느 부근에 이상한 문화재가 있다. 돌 같은데, 지나가다가 봤다는 식으로 신고를 했습니다.]

보관하기는 어렵고, 팔리지는 않고 도굴꾼에게 애물단지가 된 문화재는 결국 후손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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