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공개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자료를 살펴보면 그동안 짐작만 하고 있던 지역 간 성적 격차가 그대로 드러남을 확인할 수 있다.
232개 시군구 가운데 1~4등급 비율이 높은 상위 20개 시군구를 보면 서울을 비롯한 광역시의 구 또는 시 지역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학교 간 수능 영역별 표준점수 평균은 최대 73점 차이가 났다.
다소 의외인 것은 16개 시도 중에서 서울의 성적이 별로 높지 않았고, 서울 강남·서초 등 흔히 '사교육 1번지'라 불리는 곳들도 일부 영역을 제외하곤 다른 시군구 지역에 비해 그다지 돋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 무엇이 공개됐나 =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2004년 실시된 2005학년도 수능에서부터 2008년 실시된 2009학년도 수능까지 5년 간의 성적에 대한 것이다.
분석 대상은 일반계 고등학교 재학생의 언어, 수리, 외국어 등 3개 영역의 성적이다.
일반계 고교에는 자립형 사립고와 예체능계 고교,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 등이 모두 포함된다. 전문계 고교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재수생도 분석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재수생, 삼수생 등으로 인해 시도 및 시군구의 성적이 향상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게 분석을 담당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진의 설명이다.
수능 등급은 1~9등급으로 돼 있으나 이번 분석에서는 1~4등급, 5~6등급, 7~9등급으로 묶어 사실상 상·중·하 3개 등급이 되도록 했다.
평가원 김성열 원장은 "대상을 이같이 한정한 것은 이번 분석 결과가 앞으로 이뤄질 수많은 연구의 기초 자료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지역차 뚜렷 = 2005~2009학년도 영역별 1~4등급 학생 비율을 시도별로 보면 광주와 제주 지역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광주는 5년 간 대부분의 영역에 걸쳐 1~4등급 비율이 가장 높았고 제주는 2007~2009학년도 언어 영역에서 1~4등급 비율이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2009학년도만 놓고 봤을 때 1~4등급 비율은 언어영역의 경우 제주 49.1%, 광주47.7%, 전북 44.6%, 부산 43.8%, 강원 43.5% 등의 순이었고 수리 가 영역은 광주 54.2%, 제주 47.2%, 경기 45.6%, 서울 43.3%, 부산 43.0% 등의 순이었다.
외국어영역은 광주 48.8%, 제주 47.0%, 강원 44.6%, 부산 44.3%, 대전 44.2% 등의 순으로 1~4등급 비율이 높았다.
반면 인천, 충남, 전북 지역은 전반적으로 1~4등급 비율이 낮은 편에 속했다.
특히 인천은 3년 연속 외국어 영역에서, 충남은 4년 연속 수리 나 영역에서, 전북은 5년 연속 수리 가 영역에서 1~4등급 비율이 가장 낮았다.
'하'에 속하는 수능 7~9등급 비율을 보면 5년 간 대부분의 영역에서 부산과 광주 지역은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충남은 7~9등급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232개 시군구 단위로는 영역별 상위 20개 시군구의 명단이 공개됐다.
1~4등급의 비율이 높은 상위 20개 시군구 지역의 빈도를 보면 서울 및 광역시의 구 또는 시 지역이 85.5%를 차지하고 군 지역은 14.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5~2009학년도 모든 영역에서 한번이라도 상위 20개 시군구에 포함된 곳은 65개 지역이었으며 이중 구 지역이 23개, 시 지역이 24개, 군 지역이 18개였다.
시군구 현황을 구체적으로 보면 2005학년도 전국 최상위는 부산 연제구, 전남 장성군, 2006학년도는 부산 연제구, 강원 정선군, 강원 인제군, 전남 무안군, 경남 하동군, 2007학년도에는 부산 연제구, 강원 동해시, 2008학년도에는 전남 장성군, 강원 횡성군, 2009학년도에는 전남 장성군, 경남 하동군이 각각 차지했다.
군 지역 가운데서는 전남 장성군과 경남 거창군이 5년 간 계속적으로 대부분의 영역에 걸쳐 상위 20곳 안에 들었고, 특히 전남 장성군은 전국 최상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5년 연속 상위 20곳 안에 포함된 지역은 언어의 경우 부산 연제·해운대·수영구, 대구 수성구, 광주 남·서구, 경기 과천시, 전북 전주시, 제주 제주시, 경남 거창군, 전남 장성군이었다.
수리 가 영역은 광주 남·서구, 울산 동구, 충남 공주시, 강원 강릉시, 수리 나 영역은 부산 연제·해운대·남구, 대구 수성구, 경기 과천시, 전남 장성군이었으며 외국어영역은 서울 강남·서초구, 부산 연제·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광주 서·남구, 경기 과천시, 강원 춘천시, 충남 공주시, 전북 전주시, 경남 거창군이었다.
서울의 경우 16개 시도 중에서 5년 간의 수능 성적이 대부분의 영역에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상위 20개 시군구 중에서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도봉구 등이 포함되는데 그쳤다.
서울 강남·서초구는 특히 외국어영역에서 강세를 보였는데, 2007학년도에는 외국어영역에서 강남·서초가 각각 8·9위, 2008학년도에는 6·7위, 2009학년도에는 5·7위를 각각 기록했다.
시도, 시군구, 학교 간 표준점수 차이도 컸다.
응시자가 30명 이상인 지역과 학교를 대상으로 수능 표준점수 평균을 산출한 결과 시도 간에는 영역별로 평균 6~14점, 시군구 간에는 33~56점, 학교 간에는 57~73점 차이가 났다. 학교에 따라 영역별 표준점수가 최대 73점까지 벌어진 것이다.
◇ 평준화 지역 내에서도 점수차 = 4월 현재 평준화 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경기 수원·성남·안양·부천·고양·군포·과천·의왕, 충북 청주, 전북 전주·익산·군산, 전남 목포·여수·순천, 경북 포항, 경남 창원·마산·진주·김해, 제주 등이다.
이중 목포, 여수, 순천은 2008학년도 수능부터, 김해는 2009학년도 수능부터 평준화 지역에 포함됐으며 포항은 2011학년도부터 평준화가 적용될 예정이다.
분석 결과 평준화 지역의 학교 간 표준점수 차이는 26~42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9학년도의 경우 언어영역은 31.89점, 수리 가는 42.21점, 수리 나는 35.88점, 외국어는 36.25점 차이가 났다.
서울 지역의 경우 학교 간 표준점수 차이가 19~30점으로 집계됐으며 수리와 외국어영역에서의 점수 차이가 특히 컸다.
김성열 원장은 "이는 평준화 지역 내에서도 학교 간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 원인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향상도도 지역차 = 지역별로 성적이 얼마나 향상됐는지를 보기 위해 2005학년도와 2009학년도의 1~4등급 비율을 비교한 결과 역시 지역 간 차이가 드러났다.
16개 시도별로 보면 서울, 충남, 전남, 제주 지역은 모든 영역에서 1~4등급 비율이 증가한 반면 부산, 울산 지역은 1~4등급 비율이 감소했다.
강원과 전남은 2009학년도 언어영역의 1~4등급 비율이 5년 전에 비해 4.9% 포인트 증가했으며 경기와 서울은 수리 가 영역에서 각각 9.2%, 7.7% 포인트 올랐다.
충남은 수리 나 영역에서 2.9% 포인트, 제주는 외국어영역에서 4.1% 포인트 올라 향상도 '1위'를 기록했다.
시군구별로는 언어의 경우 경기 가평군이 무려 51.0% 포인트 올라 전국에서 수능 성적이 가장 많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리 가는 전남 해남군(57.1%P), 수리 나는 경기 동두천시(49.9%P), 외국어는 경기 가평군(51.0%P)의 향상도가 가장 컸다.
◇ 남녀공학 성적 낮아 = 국·공립학교보다는 사립학교, 남녀공학보다는 남학교, 여학교의 성적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05~2009학년도 영역별 표준점수 평균은 사립학교가 대략 101점대로 99점대인 국·공립학교보다 약간 높았고, 1~4등급 비율도 사립은 38~44%, 국·공립은 36~39%대로 사립이 앞섰다.
학교 성별로는 언어와 외국어영역에서는 여학교의 표준점수 평균이, 수리 가와 수리 나 영역은 남학교의 평균이 대체로 높았다.
또 남녀공학은 대부분의 영역에서 평균이 낮게 나타났다.
남녀공학은 수리 가 영역을 제외한 3개 영역에서 1~4등급 비율도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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