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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살인적 스케줄 속 사선 넘나든다

연예인, 살인적 스케줄 속 사선 넘나든다

'꽃남' 연속사고 이어 '천추태후' 김석훈도 중상

SBS 뉴스

작성 2009.04.15 13:02 수정 2009.04.15 13:3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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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연예인들의 교통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모두 살인적인 스케줄 속에서 벌어지는 사고들이다.

촬영장 혹은 공연장을 오가는 중 길 위에서 연예인들이 사고를 당하는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고가 날 때마다 매번 연예계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재발 방지를 다짐하고 경각심을 가지는 듯했다.

하지만 종종 사망으로까지 이어지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는데도 여전히 안전 대책은 세워지지 않고 있다.

◇주연배우 부상으로 결방까지

높은 인기를 누렸던 KBS 2TV '꽃보다 남자'는 1~3월 방송 기간 주연배우들의 잇단 교통사고에 끝날 때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김범은 한 번은 타고 있던 승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으면서 오른쪽 엄지발가락 부위가 찢어져 봉합수술을 받았고, 또 한 번은 뒤차에 들이받히는 사고를 당했다. 김현중도 접촉사고를 당해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고, 김준도 타고 있던 차량이 택시와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다.

심지어 구혜선은 교통사고로 입 안을 세 바늘가량 꿰매는 수술을 받고, 입술 주위가 부어오르는 부상으로 한동안 촬영을 접어야 했다. 이로 인해 '꽃보다 남자'는 한 회 결방되기도 했다.

모두 촬영 도중 벌어진 사고로, 이번에는 KBS 2TV '천추태후'가 결방 위기에 놓였다. 주연배우인 김석훈이 지난 11일 타고 있던 차량이 5t 화물트럭과 부딪치면서 목과 허리를 다쳐 촬영이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현재 목에 깁스를 한 채 거동을 못하고 있는 김석훈은 14일 녹화에 참여하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천추태후'의 19일 방송이 불투명한 상태다.

◇가수 공연 스케줄은 더 위험

연예계 관계자들은 배우들의 촬영 스케줄보다 더 위험한 것이 가수들의 공연 스케줄이라고 입을 모은다. 음반을 발표하고 단기간에 많은 무대에 서며 홍보를 해야 하는 가수의 특성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해보이는 수준의 스케줄을 소화하게 되기 때문이다.

2006년 12월 음반 활동을 펼치던 개그 트리오 '미녀삼총사'는 타고 있던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당했다. 이로 인해 운전석 바로 뒤에 타고 있던 김형은이 중상을 입어 결국 한 달 남짓 만에 숨을 거뒀고, 장경희는 골반이 으스러지고 심진화는 무릎이 골절됐다.

이에 앞서 2004년에는 그룹 원티드와 동방신기가 20분 간격으로 잇따라 교통사고를 당해 원티드의 멤버 서재호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두 그룹은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공연을 마친 뒤 곧바로 나란히 강원 강릉시 경포대 쪽으로 공연하러 가던 길이었다.

2003년에는 보아·플라이투더스카이의 매니저가 지방 공개방송을 마치고 돌아오다 빗길 교통사고를 당해 숨졌고, 2002년에는 드라마 촬영차 이동하던 신화 멤버 김동완의 승용차가 트럭을 추돌해 동승했던 코디네이터가 사망하고 김동완도 크게 다쳤다.

                     

◇"사고가 안 나면 이상하죠"

'꽃보다 남자'의 구혜선은 "사고를 피할 수 있었더라면 좋았겠지만 스케줄이 힘들어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사고가 안 나면 이상할 정도로 바쁜 스케줄이었다"고 말했다.

연예인 스스로 사고를 예견하면서도 그런 스케줄에 몸을 맡기게 된다는 것.

그는 "촬영장을 가면 다들 잠이 모자라 가만히 서 있다가도 스르르 옆으로 쓰러질 정도"라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꽃보다 남자'의 일련의 사고를 지켜본 한 매니저는 "대부분 사고가 졸음운전 때문인데 매니지먼트사들이 대책 마련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결책은 뻔하다. 시간에 맞춰 운전자를 교체하면 될 것을 비용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한 매니저가 계속 운전하도록 하는 것이 사고를 부른다"고 덧붙였다.

바쁜 스케줄은 연예인뿐 아니라 매니저 역시 극도로 피곤한 상태로 내몰게 되는데, 연예인을 시시각각 보호해야 하는 매니저는 차로 이동하는 시간에는 잠깐이라도 눈을 붙일 수 있는 연예인보다도 잠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최근의 경기 불황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적어보인다.

한 중견 기획사 대표는 "매니지먼트사들이 인력 감축에 나서면서 요즘 들어 매니저 1명당 1.5에서 2명의 연예인을 커버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어 매니저들의 노동 강도가 더 세졌다"고 밝혔다.

◇"현장 스케줄 합리적으로 짜야"

연예가에서는 매니저들의 위험한 운전 행태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는 무리한 스케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매니저는 "드라마 촬영이 쪽대본에 의존해 돌아가고 협찬을 받으려고 무리한 동선 속에서 움직이다 보면 사고가 안 날 수가 없다"면서 "외국처럼 합리적인 촬영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수의 경우는 단기간에 바짝 돈을 벌기 위해 기획사에서 무리한 줄 알면서도 스케줄을 잡게되는데 장기적 관점에서 안전을 생각한다면 지양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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