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과 영남지방이 가뭄으로 식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봄을 건너뛰고 바로 여름으로 직행하고 있는 요즘, 그 곳 분들 많이 힘드시겠지요.
그런데 물을 관리하는 환경부와 국토부가 식수난의 책임을 놓고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당신들 때문에 이 난리가 벌어지고 있다"고 서로 비난하고 있는 겁니다.
먼저 싸움을 건 쪽은 환경부입니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지난 달 9일 경북 안동의 임하댐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토부 산하의 수자원공사를 두고 "제 역할이 끝났으면 선셋(sunset)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수자원공사의 선셋.. 문을 닫으라는 겁니다.
이 장관은 수자원공사가 임하댐과 강원도 태백의 광동댐 관리를 잘못해서 영남과 강원 지역의 식수난을 초래했다고도 했습니다.
이 장관은 며칠 뒤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이제는 건설에서 환경의 시대로, 양에서 질을 추구하는 시대로 가는 만큼 환경부가 물을 통합관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건설과 양을 추구하는 국토부 패러다임이 아니라 환경과 질을 추구하는 환경부 패러다임으로 물을 관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장관의 발언을 국토부는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환경부의 수자원공사 장악 음모'....바로 이겁니다.
수질 관리를 하고 있는 환경부가 수자원공사를 차지해 물 관리 시스템을 독식하겠다는 의도란 것입니다.
현재는 국토부가 댐부터 광역지자체까지 연결되는 '광역상수도'를, 환경부는 여기에서 각 집까지 연결되는 '지방상수도'를 각각 맡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또 수질을 책임지고 있지요.
국토부는 이런 환경부가 광역상수도까지 차지하겠다며 덤비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토부는 "이번 식수난의 책임은 지방 상수도를 담당하는 환경부에게 있다"며 환경부를 공격합니다.
환경부가 지방상수도 관리를 잘못해 누수, 즉 물이 줄줄 새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는 겁니다.
국토부는 한발 더 나아가 환경부가 지난 10년간 하천 수질 관리에 25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주요 상수원의 수질은 나빠졌다며 환경부의 치부를 건드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강 팔당 상수원과 영산강 무안 상수원의 수질은 10년전보다 나빠졌다고 합니다.
물 부족 지역 주민들은 힘들어 죽겠는데 두 부처는 이렇게 싸움박질입니다.
그런데 누가 이길 것 같습니까? 누구 말이 더 논리적이고 맞는 말로 들리세요?
제가 보기엔 명분, 논리, 당위성, 시시비비 등에 상관없이 국토부와 수자원공사 쪽이 훨씬 유리합니다.
세다는 표현이 더 맞겠네요.
국토부와 수자원공사가 어떤 곳입니까. 4대강 살리기와 경인운하 공사하는 기관입니다.
그런 '큰일'하는 수자원공사의 문을 닫아라? 큰일날 소리입니다.
환경부는 상대를 잘못 골랐습니다.
|
|
[편집자주] 부동산 시장과 건설업계를 담당하는 김태훈 기자는 2003년 SBS로 자리를 옮겨 사회부 사건팀을 거쳐 경제부 기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대운하 사업과 4대강 살리기 등 논란이 많은 이슈들에 대한 치밀한 취재로 시사성 높은 기사들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