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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산 "우주보다 값진 경험, 후회없다"

<8뉴스>

<앵커>

1년 전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가 우주로 갈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어깨를 기꺼이 내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중에는 대한민국 예비 우주인 고산 씨가 있었습니다. 당초 우주선 탑승 1순위였다가, 발사 한 달 전에 교체되는 비운을 겪었던 고산 씨를 주말 인터뷰에서 만났습니다.

이주형 기자입니다.

 

<기자>

그런 일을 겪고도 상처가 없었다면 거짓말일 터, 그걸 또 물어봐야 하는 기자의 마음은 무거웠지만 고산 씨는 오히려 밝고 담담했습니다.

[고산/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 : 1년 동안 바빴습니다, 굉장히. 여러 일도 많았고, 아무래도 우주인 교육을 받고 국내에 돌아왔으니까 제가 해야 될 역할이 있잖습니까. 그래서 강연도 많이 다니고.]

우주인 선발 전, 민간연구소의 촉망받던 인재로 미국유학을 준비중이던 그는, 지금은 항공우주연구원에서 국제협력 업무를 맡은 연구원이 됐습니다.

일에 관한 한 고 씨는 굉장한 욕심쟁입니다.

러시아에서 이중 통역에 들어가는 시간이 아까워 불과 6개월 만에 통역 없이 교육이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렸습니다.

[고산/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 : 우리한테는 주어지지 않는 그런 수업들에 대해서 궁금한 게 엄청나게 많죠. 찾아가서 질문을 하면 아주 친절하게 대답을 해줍니다. 많은 것들을 얻을 수가 있었던 거예요.]

너무 열심히 한 게 탈이었을까.

한국 최초 우주인의 문턱에서 그를 끌어내린 빌미가 됐던 훈련교재 반출 사건을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고산/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 : 러시아 언론한테는 제가 그렇게 말을 했습니다. 나는 유리 가가린의 나라에 우주인이 되려고 왔지, 투어리스트가 되려고 온 것이 아니다. 그래서 아마 그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

[고산/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 : (그런 우여곡절을 거치는 동안 진짜 마음고생이 심하셨죠?) 오히려 굉장히 담담하게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만약에 제가 최선을 다하지 못했고 그런 와중에 일이 틀어졌으면 그거에 대해서 굉장히 후회를 할텐데, 저는 어쨌건 제가 해야될 일을 최선을 다해서 했다고 생각하고.]

걱정되는 건 한국에 있는 홀어머니였습니다.

[고산/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 : 엄마 내가 이렇게 이렇게 해서 못갈 것 같아, 그런데 그 반응이 다른 사람들이랑 너무 다른 거에요. 아? 그래? 다 괜찮아, 그런거 다 필요없고 몸 건강히 와라 그게 제일 중요하다, 아~ 어머니라는 사람이 이런 사람이구나.]

강한 개성 탓에 주위에서 한때 까칠하다는 평도 받았던 고산 씨, 아깝게 우주선을 타지는 못했지만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고산/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 : 러시아에 우주인이 되려고 갔는데 한국인이 돼서 돌아온 것 같아요. 우리 국가, 우리 과학정책, 이런 것들에 대한 생각을 엄청나게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세상을 보는 각도가 굉장히 많이 넓어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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