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8시뉴스의 진행자 클로징 멘트, 곧 마침 말이 시청자들의 관심 속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마침 말은 시청자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 주기도 하고, 뉴스 제작진의 관점을 드러낼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로켓발사 강행을 전후한 최근 사흘 동안의 마침 말들은 SBS 보도진이 문제를 피상적으로 파악함으로써 진행되고 있는 일의 전모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지난 6일 SBS 8시뉴스의 마침 말은 로켓발사를 강행한 북한의 태도를 "어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엉뚱한 행동을 하는 아이"에 비유했습니다. 북한이 자신의 로켓발사에 대해 전 세계가 걱정하고 있는 것을 "즐기고 있는 듯하다"면서 이렇게 비유한 것입니다. 이것은 북한의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이 무엇인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말입니다. 북한을 아이로, 미국과 주변국들을 어른으로 설정하는 것 자체가 진지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북한은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엉뚱한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 직접대화의 길을 열기 위해 미국을 위협하고 있는 것입니다. 로켓발사 전날인 4일 뉴스는 북한이 로켓발사를 강행할 것인가에 대해 "우리 정부의 능력도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있다"는 마침 말로 끝났습니다. 흡사 우리 정부의 능력이 있으면, 북한의 발사를 막을 수도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 말입니다. 북한의 로켓발사 강행 목적이 한국이 아니라 미국과의 대화에 있다는 사실을 철저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 말입니다.
SBS 뉴스는 북한의 로켓발사 강행을 전후한 각국의 외교적 움직임을 보도하면서 사실을 엄밀하게 분석하는 태도가 부족했습니다. 지난 3일 8시뉴스는 런던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공동대응하기로 합의했다는 말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이 대통령이 대북 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에 중국의 동참을 요청하자 후 주석은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내용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7일 뉴스는 북한의 이번 로켓발사는 실패했으며 미사일 수출능력도 없다는 미국의 평가를 보도했습니다. 이날 뉴스는 미국의 이런 평가는 로켓발사를 협상카드로 쓰겠다는 북한의 의도에 말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로켓발사 실패와 수출능력 없다는 미국의 평가는 북한의 로켓발사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것은 획기적인 대북제재 없이 북한과의 대화국면에 들어가게 되는 상황에 대비한 여론 무마용의 성격이 더 강합니다. 외교적인 움직임에 대한 보도가 정확하지 않거나 현상 분석에 머무는 뉴스는 외교정책 입안자들의 숨은 목적에 따라 휘둘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마다 식목일이면 나무 심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애써 심은 나무를 남벌하는 사태를 고발하는 뉴스들이 연례행사처럼 나옵니다. 그러고는 나무에 관해 잊어버립니다. 그런데 지난 5일 SBS 뉴스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산림을 잘 지키면 그만큼의 보상이 돌아가는 개선책을 제시했습니다. 지난 1일 뉴스는 한동안 소주나 와인 에 밀렸던 막걸리가 요즘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막걸 리가 경제적인 술이라는 사실을 넘어 막걸리에는 단백질과 무기질 등 다양한 영양분이 들어있고, 장에 좋은 유산균도 다량 함유돼 있다는 뉴스의 내용은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됩니다. 우리를 엄습한 '석면 공포'를 놓고 정부와 업자들을 비판하는 한편으로 소비자들을 안내하는 기사도 필요합니다. SBS 뉴스가 지난 6일 석면 화장품과 약에 대해 의학적으로 분석한 안내 기사는 석면이 코를 통해 폐에 들어가기 때문에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보다는 먹는 약이 덜 위험하다는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돈 받은 사실을 직접 시인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하자 언론은 일제히 그의 위장된 도덕성을 비판했습니다. 7일과 8일의 SBS 뉴스도 비슷한 논조를 보였습니다. 뉴스는 노 전 대통령이 옥죄어 오는 검찰수사를 더 이상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사과문을 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스는 또 그가 사실을 전부 털어 놓았느냐 하는 부분은 검찰 수사가 밝혀야 하며, "채무 변제를 위한 돈"이라는 그의 해명과는 달리 검찰은 알선수재나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이어 노 전 대통령이 도덕성을 유난히 강조했던 대통령이었음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런데 언론은 이번 사태를 보도하면서 두어 가지 중요한 대목에 대해 주목하지 않고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돈 문제에 대한 자기 고백은, 설사 완전한 고백이 아니라고 해도,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는 이 고백을 통해 결과적으로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의 진전을 막아 온 장벽을 스스로 허물었으며, 대통령이 퇴임 후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다는 관례를 확립하는데 기여했습니다. 언론은 노무현 개인과 그 세력을 비판하는 단계를 넘어 이런 관례를 우리 사회에 확고하게 정착시키는데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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