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7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인정하고 나서 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노 전 대통령에게 어떤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저의 집'이 박 회장의 돈을 받아 사용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측근은 '저의 집'은 부인 권양숙 여사를 지칭한다고 설명했다.
법조계는 노 전 대통령이 돈을 받은 사실을 언제 알았느냐에 따라 그 자신과 권 여사, 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적용 가능한 혐의가 크게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만일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돈을 받은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면 노 전 대통령은 물론 권 여사와 정 전 비서관에게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다.
수뢰액이 1억원 이상으로 확인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형이 무거워져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돈을 준 박 회장이나 이를 받은 노 전 대통령 측이 돈의 성격을 대가성이 없는 선의의 지원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우리 법원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경우 그 직무 범위를 폭넓게 보고 뇌물죄의 대가성에 대해 포괄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은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해외 순방길에 경제계 인사로 동행하는 등 각종 '혜택'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대가성 측면에서 노 전 대통령 측에게는 불리한 측면이 상당히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권 여사가 돈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됐다면 노 전 대통령에게 직접 법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신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권 여사와 정 전 비서관에게는 유죄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이 밖에도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쪽에 줬다는 돈이 어떤 형태로 건너갔는지도 중요한 고려 요소다.
노 전 대통령 측이 차용증을 작성하고 돈을 빌렸는지, 돈을 빌렸다면 사회 통념에 부합하는 이자를 주어 왔는지 등도 노 전 대통령과 주변 인물들의 혐의를 입증하는 중요한 과정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 특수통 검사는 "노 전 대통령 측이 어떤 식으로 돈을 받았는지, 차용증이 있는지 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 현재 상황만으로 어떤 혐의가 적용될지, 기소할 수 있을지 예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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