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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상자' APC 계좌 열린다

`박연차→연철호 500만 달러' 규명 열쇠, 노무현 "조카사위 사업자금…퇴임후 알아"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가 홍콩 사법당국으로부터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홍콩 현지법인인 APC 연결 계좌 일체를 넘겨받음에 따라 향후 수사의 뇌관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APC는 박 회장의 비자금 조성 창구로 지목됐을 뿐만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가 받은 500만 달러가 이 계좌에서 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7일 "어제 저녁 홍콩 사법당국으로부터 APC 계좌를 건네받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계좌는 모두 A4용지 30쪽 분량으로 전표와 송금영수증, 거래내역 등 관련 자료가 모두 포함돼 있으며 이자까지 합하면 전체 규모는 800억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계좌 거래 내역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한 장에 한 달치 내용이 모두 포함돼 있으며 계좌 내 자금이 미국 등으로 흘러간 흔적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검찰은 전했다.

지금까지 박 회장이 APC로부터 차명으로 배당받은 685억여 원이 해당 계좌에 들어 있고, 연 씨는 미국 계좌를 통해 500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였다.

태광실업 등을 압수수색하며 박 회장 측의 대여금고에서 홍콩 계좌를 찾아낸 검찰은 지난해 12월 홍콩당국에 1차로 거래내역을 요청해 3개월 만에 1차 자료를 받았고 올해 1월 중순 연결계좌 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해 6일 건네받았다.

검찰은 특히 현재로서는 추가로 전달받을 자료가 없다고 말해 자료 내용에 상당한 정보가 담겨 있음을 시사했다.

홍 기획관은 "엊저녁 계좌추적 결과를 받아 야근하며 일단 검토했는데, 조심스럽지만 현재로서는 추가 자료를 요청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이 손꼽아 기다리던 홍콩 계좌 자료를 받은 만큼 앞으로 비자금 조성 경위와 흐름에 대한 수사가 거침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몫으로 의심되는 '500만 달러'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홍콩 계좌의 입ㆍ출금 내역을 들여다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해 왔다.

그러나 해당 자금이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 등에서 자금세탁을 거쳤다면 APC 자료만으로는 돈의 경로를 확인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검찰은 7∼8명의 회계분석팀을 투입해 이르면 이번 주말까지 분석을 완료하고 이와 동시에 연 씨 등 관련자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소환조사 대상에는 노 전 대통령이 포함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서 연 씨가 받은 500만 달러와 관련해 "퇴임 후 알았다"며 "그러나 특별한 조치를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의 금품수수 건과 관련해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힌 만큼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직접 조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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