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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한국 "자회사는 한국회사다!!"

철저한 현지화가 글로벌화의 기초!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일본 제품을 수없이 많이 보게 됩니다. 닛산, 렉서스, 혼다 등등 일본 자동차 메이커는 이미 한국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가전 제품도 아직 일제가 넘쳐나고 화장품까지도 일본 제품이 '명품'으로 꿋꿋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상품에 대한 '반감'이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보통 광고문구를 봐도 '독일 최고의 명차....' 라든가 '프랑스에서도 인정받은...'의 문구는 보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일본 최고의 카메라 메이커...' 이런 식의 문구는 정말 찾아보기 힘들죠.

30년 전쯤, 필름을 사면 24매 짜리니 36매 짜리니 하는 표시에 따라 찍히는 사진수가 제한돼 있을 때 올림푸스 소형 카메라는 24매 짜리 필름을 넣어도 50여장 이상 찍히는 신기술로 한국 시장을 대대적으로 공략했습니다.

그 올림푸스가 지난 2000년 한국에 따로 법인을 설립했는데 그게 바로 올림푸스한국 입니다. 올림푸스한국의 자회사인 ODNK 를 '비첸'이란 회사로 이름을 바꾸며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방일석 대표를 만났습니다.

'비첸'은 '빛에는' 이란 순수 우리말에서 따 왔다고 합니다. 회사 이름 어디를 봐도 '올림푸스'와 연관되거나 일본 풍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 '비첸' 이란 회사는 크게 두가지 분야, 카메라 부분의 소프트웨어 분야와 의료바이오 분야...이런 사업들을 하는 곳입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선 사진현상, 관련 인터넷 포털과 사진용지 개발 등 업무를 하고 의료바이오분야에선 줄기세포, 인공뼈, 인공피부 등을 만듭니다. 90년 광학 기술을 응용한 분야죠.

방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독립 경영', '현지화' 란 말을 수십 번 반복했습니다. 혹시나 일본 회사의 자회사란 감정을 가지게 될까 상당히 신경쓰는 게 역력했습니다.

방 대표는 올림푸스한국의 카메라는 일본 제품이지만 '비첸'에서 만드는 제품은 순수 한국 제품이며 이 제품들을 일본 본사, 또 외국 220여 개 올림푸스 현지법인과 자회사에 역수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카메라와 관련된 콘텐츠와 솔루션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서, 올림푸스 본사와는 전혀 관계없는 제품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올림푸스한국은 설립 조건부터 까다로왔다고 합니다.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아이템과 마케팅을 개발하고 이익도 현지에 거의 전액 투자해왔다고 합니다. 실제 9년째 6백억 원 정도의 순이익이 발생했는데 주주 배당은 딱 한번, 4억 5천만 원 정도 했다는군요.

2005년엔 우리 정부로부터 '1억불 수출의 탑'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방 대표는 다국적 기업의 제품들도 철저한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를 통해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똑같은 말로 철저한 디버전스가 돼야 컨버전스도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 예를 이렇게 들더군요.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일본에 가보니 중소기업들이 우리나라만큼 어려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유인 즉 중소기업들이 저마다 '핵심 기술'을 갖고 대기업과 상대해 왔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이 제대로 된 '핵심 기술'없이 대기업만 바라보고 납품 위주의 영업을 하다보니 대기업들이 부담을 중소기업에게 먼저 떠넘기는 바람에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제일 먼저 맞은게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디버전스는 중소기업의 '핵심기술' 보유를 뜻하는 거라고 했습니다. 뿌리 기업부터 진정한 기술을 갖고 있는 거죠.

그래서 올림푸스한국도 자회사로 '비첸'을 설립했고, 비첸이 핵심기술을 갖고 세계 시장에 뛰어들면 자체로도 성장하고 컨버전스 개념의 '올림푸스'에도 결국 성장 밑거름이 될 거라는 논리입니다.

얘기를 듣다보니, '비첸' 은 한국 기업이란 느낌을 확 받았습니다. 방 대표도 '비첸' 의 대표로서 한국기업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하더군요. 지분은 물론 올림푸스 본사 30%, 올림푸스한국 40%, 방 대표 30%로 일본 자본이 대주주이긴 하지만, '독립 경영' 모토 아래 일본 본사가 경영권에 간섭하거나 일방적 지시를 내리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이게 다국적 기업이구나...싶더군요.

이미 삼성이나 LG 등은 다국적 기업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앞선 다국적 기업의 한국 법인 사장인 방일석 대표의 말 가운데 한 대목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철저한 현지화가 글로벌화의 기초가 됩니다."

현지인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그 나라의 기업이 돼야 진정한 다국적 기업으로 커 나갈 수 있다는 점,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배운 '원 포인트' 였습니다.

 

[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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