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가 5일 일주일간의 '숨고르기'를 끝내고 제2라운드 수사에 본격 돌입한다.
지난달 17일 이정욱 전 해양수산개발원장을 전격 체포한 검찰은 불과 보름 만에 송은복 전 김해시장,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2차관, 이광재 민주당 의원, 박정규 전 민정수석 등 6명을 구속했다.
또 한나라당 박진 의원과 민주당 서갑원 의원을 소환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이 와중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철호씨가 박 회장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받았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노 전 대통령이 이번 수사의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시작되는 제2라운드 수사는 문제의 500만 달러가 노 전 대통령 몫이었는지와 실제로 노 전 대통령 쪽으로 돈이 유입됐는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전·현직 정치인과 지방자치단체장을 상대로 한 박 회장의 로비 의혹도 2라운드 수사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노 전 대통령 조사하나 =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 씨가 박 회장에게서 500만 달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연 씨는 해외 창투사를 설립하며 투자금 명목으로 이 돈을 받았고 이 가운데 절반을 이미 외국 벤처업체에 투자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서 500만 달러가 노 전 대통령 몫이었고 노 전 대통령 역시 이 돈의 정체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또 박 회장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이 2007년 8월 한자리에 모여 퇴임 이후 노 전 대통령을 도울 방안을 논의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 의혹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정황은 2라운드 검찰 수사가 `박연차 로비'의 뇌관으로 지목된 500만 달러의 출처와 최종 종착지를 규명하는 일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이 박 회장의 비자금 은닉처로 알려진 홍콩 법인 APC 계좌에서 나왔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홍콩 사법당국에 요청해 이르면 다음주 초 관련 자료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검찰이 이들 계좌 자료에서 노 전 대통령에게 돈이 흘러들어 간 증거를 찾아내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자체장, 정치인들도 사정권에 = 정치인 관련 수사는 전·현직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을 대상으로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현직 정치인 가운데 이광재 민주당 의원을 구속했고 박진 한나라당 의원과 서갑원 민주당 의원을 소환조사했지만, 임시국회가 열리면서 현역 의원 수사는 잠정 보류된 상태다.
이에 따라 검찰은 국회 회기 중에는 전·현직 시도 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과 전직 국회의원을 우선하여 조사할 방침이다.
현재 박관용·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조사 대상 1순위로 이름을 올렸고, 복수의 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조만간 소환될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검찰은 비리가 드러나는 현역 의원들에 대해서는 자진출석을 종용하면서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임시국회가 끝난 후인 5월부터 조사해 일괄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박 회장의 돈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후원금 자료를 받아 수사 대상자를 20여명 선으로 압축했다.
이 가운데 기소 대상자는 10명 안팎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검사와 경찰 고위 관계자가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과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둘러싼 의혹은 이번 사건의 본류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장 수사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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