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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발사와 북한의 '인질 외교'

북, 한.미 대응따라 처리방향 결정할 듯

한국과 미국은 2일 런던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4~8일 사이로 예고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단합된 대응을 다짐했지만 저마다 '아픈 손가락'을 하나씩 갖고 있다.

지난 달 17일부터 북한에 억류돼 있는 미국 국적 여기자 유나 리와 로라 링, 그리고 지난 달 30일부터 개성공단에서 외부와 차단된 채 조사를 받고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문제와 관련, 두 나라는 '갑'이 아닌 '을'의 입장인 것이다.

북한이 미국인 2명에 대한 기소 방침을 발표한데 이어 유씨를 3일로 5일째 억류함으로써 사안의 조기 해결 전망을 흐리게 함에 따라 이들 3명은 사실상 로켓 정국에서 북한의 '합법적 인질'이 된 양상이다.

북한이 로켓 발사 후 한.미 양국의 대응 추이를 봐가면서 세사람에 대한 처리 방향을 정하게 될 것으로 점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달 31일 두 미국인에 대해 기소 방침을 밝힌 것부터가 두 기자의 처리를 북.미 협상 카드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 것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기소 예고는 로켓 발사 후 미국이 강한 대북 제재 행보에 나설 경우 실제 두 사람을 기소함으로써 장기전으로 몰고 가고 대북 협상쪽으로 틀 경우 기소를 보류한 채 협상 추이를 봐가며 적절한 시점에 둘의 석방을 모종의 정치적 대가와 바꾸겠다는 속내를 내 비친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한국인 유씨에 대한 처분 역시 로켓 발사 후 우리 정부의 대응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든 두구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때 북한의 로켓발사와 미국적 여기자 2명의 북한억류 문제와 관련, "두 가지 사안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동조하지 않을 경우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는 성사되기 어려운 까닭에 꼭 억류된 국민 때문이 아니더라도 미국은 로켓발사 후 일정한 냉각기를 거쳐 6자회담과 북미대화라는 협상 틀을 가동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사일 발사 후 전개될 국면에서 북이 억류한 세 사람을 '보험' 또는 '협상 촉진제'로 쓰게 될 것으로 점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미가 제재 국면을 장기간 끌고 가지 못하도록 견제하고 미국 고위급 인사의 '방북카드'를 유도하는 장치로 삼으려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은 힐러리 클린턴 장관이 와서 여기자들을 데려가는 것을 생각하지 않겠냐"면서 "북한이 이 사건을 기소해 최고재판소까지 가져가려한다면 그것은 장기화로 가겠다는 의도"라며 "북.미 협상에서 내밀 카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이 이번 로켓 발사가 '평화적 우주이용' 차원의 통신 위성 발사임을 강변한 만큼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제재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한 선제적 '평화공세' 차원에서 피억류자들을 조기에 전격 석방할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 가능성은 북한이 불과 며칠 전 미국 여기자들에 대한 기소방침을 밝혔다는 점에서 그리 높지 않다는 반론이 만만찮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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