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뉴스가 많아서 힘은 빠지지 않았죠.
1. 증시 '확실'한 반등
코스피 지수가 사흘째 상승하면서 43포인트 이상 올라 1,276.97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가 상승세를 이끌었습니다.
상한가 28개, 699개 종목이 오르고 하한가 종목은 없었습니다.
이 와중에 SK텔레콤 등 138개 종목이 떨어졌습니다.
코스닥 지수도 2% 넘게 오르며 439.84...역시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선 개인과 외국인만 순매수 성향을 보였습니다.
2. 환율, 45원 폭락
원달러 환율이 사흘째 하락했습니다. 오늘 하루만 45원이 떨어져 1달러 당 1,334원 50전을 기록했습니다.
오늘 증시 급등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외국인이 3,300억원 가까이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달러를 내다팔았습니다.
3. 외환보유액, 한달새 48억달러 증가
환율 떨어진데는 정부의 외환보유액이 늘었다는 사실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금융 당국이 환율 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여력이 크게 늘었다는 게 환율 시장 안정 분위기를 도운 겁니다.
지난달 말 현재 우리 외환보유액은 2,063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한달만에 48억 달러가 늘었습니다.
한국은행은 유로화나 엔화가 워낙 강세여서, 이들 통화로 표시된 자산에 대해 달러로 환산한 금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에 외환보유액도 늘어난 것으로 표시된 거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국민연금과의 통화 스와프 만기도래분 5억달러도 들어왔고, 외환 운영 수익도 조금 있었다고 합니다.
4. 경제 전문가들 "올 하반기 경기 저점 통과"
전경련이 민간,국책 연구소 임원급 경제전문가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했습니다.
응답자 절반이 올 하반기를 경기 저점으로 지목했다고 합니다.
경기 저점을 내년 상반기로 보는 시각은 27%였고 성질 급하게도 올 상반기라고 답한 사람도 11%나 됐습니다.
내년 하반기에 경기 저점을 찍을 것이라는 사람도 11% 나왔습니다.
세계 경제의 저점에 대해선 41%가 내년 상반기로, 29%는 올 하반기로 예측했습니다.
대부분 경제 전문가들이 빠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 모두 저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한 겁니다.
이렇게 좋을 수가... 이젠 암흑 터널의 끝이 보이는 건가요?
3월 위기설도 지났는데 이젠 정말 괜찮은 건가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더 조심해야 한다는 겁니다.
1. 먼저, '3월 위기설'로 불리는 위기설의 실체...꼭 죽어야만 '위기'인가요?
3월이 지났고 누군가 죽어 자빠지지 않았다고 해서 '3월 위기설'은 '기우'였다고 말하는 게 과연 타당한지 한번 곱씹어 봐야 합니다.
2. 증시가 막 올라가는 것도 무작정 좋게만 보긴 힘듭니다.
물론 직접 주식투자하는 사람들은 '무슨 찬물 끼얹는 소리냐' 하겠지만요.
증시에 돈이 몰린다... 과연 어디서 오는 '돈'일까요?
경기 부양하겠다고 은행들이 금리를 내리고 있죠. 은행에 맡긴 돈들을 죄 빼다가 증시로 쏟아붓는 현상은 어떻습니까?
실제 지난달 7대 주요 은행의 총 수신이 11조원 이상 급감했습니다.
대신 고객 예탁금 등 증시 자금은 급증했습니다.
은행들의 원화 대출은 올들어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대출과 주택담보 대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겁니다.
은행 입장에선 예금이 빠져 나가고 대출금도 빠져 나가고...돈 바닥 마르는 게 보이죠.
원화 유동성 사정이 안 좋아진다는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그렇습니다. 수신이 대출을 밑돌면 결국 대출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겠죠.
금리가 오르게 됩니다. 그럼 위에서 정리한 '기분 좋은 뉴스' 들도 어떻게 변할지 모릅니다.
3. 환율...
음...주변에 기러기 아빠들은 환율 떨어지는 게 무엇보다 기쁘겠죠.
수입상들도 좋아하겠네요. 그런데, 환율이 계속 떨어지면 수출 전선에 문제가 생깁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지금 고환율 덕(?)에 그나마 수지를 맞추고 있는데,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어려워 지겠죠.
어느 정도 고환율을 유지해 주면 우리 밑바닥 산업과 제조업엔 큰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경제학 교수님 가운데 한 분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원화 가치가 떨어지다 보니, 최근엔 중국 제품에 대해서도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하더군요.
단무지를 예로 들던데, 예전엔 값싼 중국산 단무지를 썼는데 요즘은 한국산 단무지가 더 싸서 그걸로 대체한답니다. 국내 단무지 업계가 호황이라더군요.
또 하나, 광우병은 차치하고 '값싼 '미국산 쇠고기에 한우농가 걱정이 큰데요.
현재 시중의 미국산 쇠고기는 달러가 1000원 할때 계약해 창고에서 보관해 오던 것들입니다.
이 물량이 다 소진되고 1,300원 내지 1,400원대로 계약한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면 오히려 한우가 더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겁니다.
이런 고환율 상황이 3, 4년만 가주면-물론 기러기 아빠들 힘들겠지만-밑바닥 경제부터탄탄하게 챙길 수 있다는 게 그 교수의 의견이었습니다. 일면 타당성이 있더군요.
4. 외환보유액 증가...그런데 언제든 쓸 수 있나요?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 구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가 증권이 90% 가까이 되고, 예치금이 10% 정도 됩니다.
대부분이 유가 증권이라고 보면 되는데, '환금성' 이 문제입니다. 쓰고 싶을 때 쓸 수 있는 돈이어야 하죠.
그런데, 실상은....음 '어렵다'는 거죠.
세계 경기가 다 안 좋은데 최악의 경우 물릴 수도 있는 겁니다.
외환보유액 구성에 대해서 '국회'든 '정부'든 아니면 민간조사기구에서든 철저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5. 올 하반기가 저점, 그럼 그 후엔 올라가나?
3월 31일 삼성경제연구소가 적절한 연구 보고서를 냈습니다.
"최근 소비 심리나 기업 체감경기를 측정하는 지 표들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추세적인 흐름으로 보기에는 성급"삼성경제연구소는 보고서에서 "경기 급락세의 완화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심리 지표들이 개선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실물지표의 반등은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부동산 등 묶인 돈 말고, 언제든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소득 증가율은 계속 둔화되고 있습니다. 실업률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오르고 있습니다.
실제 가계 살림살이가 어려워 진다는 거죠.
==
너무 분위기를 가라 앉혔는데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고 전망입니다.
그리고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리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 약간 브레이크를 걸어본 겁니다.
허나, 확실한 게 있습니다. 바로 의지입니다. 희망입니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죽지만 않으면 어떤 '위기설'이 와도 '설'에 그칩니다.
하지만 죽으면 그게 바로 '위기'입니다.
'추세적 개선'이란 시각을 경계한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 말미에 있는 글입니다.
"심리지표의 개선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추세적으로 이어진다면 '올해 중반쯤' 경기 저점에 이를 수 있을 것"
==>오히려 앞에서 말한 경제전문가들보다 더 '장밋빛 전망' 아닙니까?
|
|
[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