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로켓발사가 취소되었습니다.

- 즐거운 만우절 뉴스

"북한이 로켓 발사 계획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긴급 뉴스를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우려를 받아들여 인공위성 발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했습니다. 다시한번 전해드립니다..."

아!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날짜를 사흘 앞둔 4월 1일 SBS 보도국에 긴급 뉴스가 날아들었다. 평양발이다.

비상이다. 일단 방영중이던 프로그램과 자막을 통해 1보를 전한 뒤 곧바로 뉴스 속보체제에 돌입했다.

"먼저 통일부 중계차 연결합니다. OOO 기자!"
"네! 통일부에 나와 있습니다."
"북한이 로켓 발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어떻게 된 겁니까?"
"네, 조금전 조선중앙방송이 보도를 했습니다만, 이보다 먼저 북한이 우리 정부와 미국 등 관련국들에 미사일 발사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통일부 대변인은..."

- 마이크는 곧바로 국제부로 넘어왔다. 워싱턴 특파원이다.

"네, 북한이 로켓 발사를 중단한다고 통보한 사실을 조금 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현재 기자회견이 진행중입니다만...네, 힐러리 장관은 북한이 억류중인 미국 여기자 2명을 전격 석방했다는 사실도 발표했습니다...오바마 대통령도 잠시뒤 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보입니다. 소식통들에 의하면,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뒤로 북미간 물밑 교섭이 진행돼서 오늘자로 전격 수교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미국은 대신 평화적 목적의 원자로와 우주 진출에 긴요한 로켓 발사 기술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 다음은 도쿄.

"네, 미사일 파괴 명령까지 내렸던 일본은 북한의 발표 사실을 확인하면서...일본도 미국과 함께 북한과 수교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납북 일본인 문제는 그동안 비밀 협상을 통해 모두 해결했다는 것입니다. 방위상은 전진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을 철수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추진해온 미사일 방어망 MD를 철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상에~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 아닌가?'

일부러 오른쪽 볼을 꼬집어봤다. 아팠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북한 발사체가 인공위성이 아니라 미사일이라며 두달동안 호들갑 떨며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는데, 언론도 속도 국민도 속았단 말인가?

.

.

.

지금까지 만우절 뉴우스였습니다~

그래 좀 속아보자!

4월 1일 만우절 하루만이라도 좀 즐거운 뉴스로 속아보자!

미사일인지 인공위성인지 북한 로켓 발사일을 불과 며칠 남기고 뭄에 풀잎 마르듯 분위기가 타들어간다. 

일본 자위대는 북한 발사체를 요격하겠다며 이지스함과 신형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했고, 미국은 유엔 안보리 회부를 연일 경고하고 있다.

북한은 동해상의 미국 정찰기들이 북한 땅을 조금이라도 침범한다면 격추시켜버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래 주먹 날려봐라! 맞받아 쳐줄테다."
"내땅에 1cm라도 넘어오면 깨부숴 주겠다."
"이미 흉기를 휘둘러 기소된 전과자인 너는 식칼로 요리를 한다해도 재판에 회부될줄 알아!"

가히 조폭의 국제정치다.

칼 들고 휘두르고 협박하고 얼르고 이런 것이 21세기 동북아시아 안보의 현실이다.

마침 프랑스에서 비운의 여객기 콩코드를 다시 띄운다는 항공우주박물관의 발표에 유력 통신사인 AFP가 속고 한국의 연합뉴스도 속았다.

AFP는 두 시간이 다 지나서야 만우절 거짓 발표임을 확인하고 기사를 말그대로 'KILL' 시켰다.

"북한이 로켓 발사를 전격 취소했습니다!"

백번을 KILL 시켜도 한번 내보고 싶은 만우절 뉴스다.

  [편집자주] 국방부를 출입하며 군사.외교안보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이성철 기자는 보도국의 소문난 '학구파'기자입니다. 1994년 공채로 입사한 뒤 사회.국제.정치부를 거치며 분석적이고 심도높은 기사를 전해왔습니다. 1999년 여름에는 '한국에도 고엽제가  뿌려졌다'는 사실을 오랜 탐사취재를 통해 확인 보도해 전세계 외신들이 긴급타전하는 역사적인 특종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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