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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전화 추적' 덕에 유괴범 조기검거

"이 봐 유괴범, 공중전화 쓰면 못 잡을 줄 알았나?"

어린이와 부모를 공포에 떨게 한 전남 광양의 유괴사건 용의자를 발생 3시간여만에 붙잡게 한 '1등 공신'은 공중전화 추적 시스템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전남 광양경찰서에 따르면 초등학생을 유괴해 돈을 요구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영리약취ㆍ유인 등)로 붙잡힌 권모(35)씨가 A(9)군을 납치한 것은 지난달 31일 오후 3시 40분께였다.

광양시 모 초등학교 골목길에서 범행 대상을 찾던 권씨는 혼자 걸어가는 A군에 접근해 '친구의 삼촌'이라고 안심시키고 나서 "엄마가 마트로 오라고 했으니 함께 가자"며 렌터카에 태웠다.

오후 4시 23분 권씨는 A군의 어머니 B씨의 휴대전화에 "아들을 내가 데리고 있다"며 첫번째 협박전화를 했다.

'전화금융사기나 장난전화일 것'이라고 애써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켰지만 오후 4시 45분 걸려온 두번째 협박전화는 B씨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권씨는 "2천만원을 준비해라. 경찰에 신고해선 안된다. 1시간 뒤에 전화하겠다"고 말했고, 아들이 유괴당한 것을 확신한 B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에 찍힌 번호를 토대로 권씨가 두번 모두 광양읍에서 공중전화를 사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피해자의 집과 광양시내 곳곳에 형사들을 배치했다.

권씨는 약속대로 1시간여가 지난 오후 5시 59분 순천시 조례동 한 공중전화에서 A군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나서 "다음번 전화를 걸 때 알려주는 장소로 돈을 들고 나오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권씨가 순천으로 이동한 사실을 알아채고 또다시 달아날 것을 예상해 고속도로와 여수, 보성 등으로 연결된 도로 주변의 공중전화에 형사들을 집중배치했고, 권씨는 이 사실을 모른 채 오후 7시께 순천시 풍덕동의 한 슈퍼 앞 공중전화에서 돈과 어린이를 교환할 장소를 B씨와 협의하다가 인근에서 잠복하던 경찰관들에 의해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공중전화가 휴대전화보다 위치가 덜 노출되는 것으로 인식돼 종종 범행에 쓰이지만 경찰은 전국 공중전화 위치를 전산화해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며 "피해자들도 침착하게 대응해 위험에 빠진 어린이를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씨는 2년전 1억6천만원 상당의 덤프트럭을 사서 1억원가량의 빚을 지게 됐는데 최근 일감이 줄어 갚을 방법이 없자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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