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이후 프로레슬링계의 스타로 떠오른 이왕표.
그는 주특기인 360도 돌려차기, 이단옆차기 등을 선보이며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당시 온 국민은 화려한 기술과 온몸을 던지는 그의 카리스마에 열광했는데.
30여 년이 흐른 지금, 50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파이터의 모습을 지키고 있는 이왕표.
프로레슬링계의 부활을 꿈꾸는 영원한 챔피언 이왕표의 오늘을 만나본다.
이왕표의 하루는 새벽운동으로 시작된다.
[이왕표(54세)/프로레슬러 : 지금(새벽 6시)부터 12시까지 하니까 하루 6시간 동안 (운동)합니다.]
그가 프로레슬링을 시작한 나이는 열 아홉.
프로레슬링계에 입문했던 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눈앞이 캄캄해진다고.
[계속 지는 거예요. 스무 번을. 운동을 계속 해야 되느냐 그만 둬야 되느냐 귀로에 섰던 적도 많았어요.]
스무 번을 싸워 모두 패하고 스물 한 번째 첫 승을 거둔 후 세계 챔피언 자리까지 승승장구 해 온 이왕표.
그는 요즘도 그 때를 떠올리며 운동에 전력을 다한다.
[이렇게 30년간 운동이 생활화되다 보니 하루 빼먹으면 밥을 안 먹은 것 같고.]
54세라는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이왕표의 몸.
190cm에 120kg의 거구.
균형 잡히고 탄탄한 그의 몸은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한다.
[이승현/체육관 트레이너 : 가슴 라인하고 어깨, 등의 발달이 많이 돼서 나무 랄 데 없이 몸이 훌륭하신 편입니다.]
그가 이렇게 체력 단련에 힘을 쏟는 것은 은퇴를 해야 할 나이에도 링에 오르며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라는데.
[저 양반이 나이를 어디로 먹었나 하는 그런 생각을 느끼게 해줘야 정말 저 양반이 대단하구나, 열심히 하는구나 (생각할 것 같아요.)]
한국프로레슬링 연맹의 대표로 있는 이왕표.
[여기가 연맹 사무실 제 방입니다.]
프로레슬링에 관한 크고 작은 업무를 보는 이곳에는 그만의 추억이 가득 담겨있다.
[이건 제가 2000년도에 고 김일 선생님 은퇴식 날 제가 (우승해서) 가져온 벨트인데요. 김일 선생님이 그 때 당시에 33년 전, 1967년도에 따셨던 WWA 세계 헤비급 챔피언 벨틉니다.]
그에게 프로레슬링과 인생을 일깨워준 스승 고 김일.
그의 사무실 한쪽에는 돌아가신 스승이 생전에 타고 다니던 휠체어가 아직도 놓여있는데.
[그분이 열망하셨던 업적을 제가 이뤄야 한다는 생각을 되새기기 위해서 항상 모시고 있습니다.]
과거 프로레슬링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스승과 제자의 열망.
이왕표는 사무실에 한 가득 채워놓은 스승의 자취들에서 다시금 기운을 얻는다.
지난 해 세계적인 격투기 선수 밥샙과 결전을 벌인 이왕표.
그는 스무 살 가까운 나이차를 뛰어넘고 밥샙을 1분 57초 만에 팔꺾기 기술로 무너뜨려 완승을 거두며 세간에 화제가 됐다.
[사실 요즘 시기적으로 어렵지 않습니까. 고개 숙인 40~50대(남성)분들께 꿈과 용기, 희망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합을 추진했습니다.]
또 이번 경기는 기자회견에서부터 관심을 끌었는데.
바로 경기방식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으로 두 사람이 충돌을 벌인 것.
당시 이왕표가 밥샙의 따귀를 때린 것이 많은 화제가 됐다.
[밥샙이) 나를 밀었는데 제가 넘어졌죠. 화면에서 (제가) 없어졌어요. 어떻게 보면 자존심 상하는 일을 당했고. 일어나서 그러지 말라, 한 살이라도 위고, 한 살은 더 됐겠죠. 20여 년 위인데 그렇게 행동을 함부로 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또 밀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화가 나서 저도 모르게 손이 올라갔어요.]
천안의 한 대학교.
무도학과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이왕표 선수의 강의가 한창이다.
[여기서 가슴을 펴줘. 그러면 발목이 잡힌단 말이야.]
프로레슬링과 태권도를 접목한 격기도.
격기도는 그가 직접 개발한 무술이다.
[이왕표(54세)/프로레슬러 : 우리나라 무도 형태가 입식타격 종류가 많습니다. 매트에 뉘어 놓고 꺾는 무도가 별로 없다고 생각해서 만든 기술입니다.]
특히 격기도는 다른 무도와 함께 응용해 사용할 수 있어서 학생들의 실력향상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이수영/국제무도경호학부 국제무도교육과 1학년 : 용무도만 배웠을 때는 꺾기 동작이나 제압할 수 있는 동작이 별로 없었는데, 격기도를 배우면서 호신술이나 꺾기 같은, 사람을 제압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게 돼서 좋았습니다.]
무술에 대한 지식과 무도인에 대한 자긍심을 가르치는 이왕표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
[이복희/국제무도경호학부 국제무도교육과 3학년 : (교수님이)친절하시고 잘 가르쳐 주십니다.]
프로레슬링에 관련된 일이라면 어디든지 앞장서는 이왕표.
그가 이렇게 열심인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생활 체육화가 돼서 격기도를 배운다면 프로레슬링이 보고 즐기는 대리만족을 하는 운동이 아닌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운동으로 바뀔 수가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그가 찾은 곳은 바로 프로레슬링 체육관.
[고생들하네….]
선수들이 연습에 한창인데.
이렇듯 선수들이 치열하게 연습에 열중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어린이들 4~5천 명 정도 무료로 초청하고 낙도 어린이라든지 불우한 아동들을 많이 초청해서 경기 를 보여주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데뷔를 마친 막내 김민호 선수의 연습이 시작되는데.
[기술이 정확하지 못하니까 그렇잖아. 다시 해봐!]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이왕표의 눈빛이 매서워진다.
[그래 똑바로 해.]
막내 선수가 제대로 하지 못하자 선배 노지심 선수가 대신 혼이 나는데.
[너 잘 안 할래?]
[그렇지! 좋았어.]
낮에는 각자의 직업전선에서 일하고 있지만 밤에는 프로레슬러로 다시 태어나는 이들.
그런 후배 레슬러들의 고충을 알기에 이왕표의 마음은 안타깝고 미안하다.
[한국 프로레슬링의 부활. 60~70년대 황금시대. 그때만큼은 못하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단체로 만들어서 우리 선수들을 아무 걱정 없이 운동만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제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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