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상품권을 받았다가 구속된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를 되돌려 주려 했으나 여러 이유로 결국 사용하는 바람에 형사처벌을 면치 못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04년 12월 서울 모 호텔 중식당에서 사돈관계인 김정복 전 서울중부국세청장 부부와 박 전 수석 부부를 만나 식사를 한 뒤 이 자리에서 50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 200장을 건넸다.
구체적인 청탁이 오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박 회장이 사돈인 김 전 청장에 대해 "우수한 분"이라고 얘기하며 국세청장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의도로 마련한 자리라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이 박 전 수석에게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한 이유이다.
게다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형인 건평씨까지 박 회장의 사돈이라는 점을 알고 김 전 청장을 미는 상황이었다.
박 전 수석은 그러나 민정수석으로서 금품을 받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다음 날 부인에게 "정중하게 상품권을 되돌려 주라"고 했으나 부인 이모씨는 돌려줄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 전 수석은 2개월 뒤 교육부총리 인사 파문으로 민정수석에서 물러나자 1억여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은행에서 1억원 상당의 수표를 찾기도 했다.
그는 또 2차례에 걸쳐 박 회장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박 회장은 상품권을 되돌려 주기 위한 것이라는 눈치를 채고 박 전 수석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박 전 수석이 `민정수석에서 사퇴하니 만나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하는 등 오해도 빚어졌다고 검찰은 전했다.
결국 상품권 반납이 차일피일 미뤄졌고 박 회장의 `뇌물'은 원주인을 찾지 못한 채 3년여 동안 박 전 수석의 장롱 속에 묻히게 됐다.
그리고 2007년 말 박 전 수석의 부인 이씨는 백화점에서 이를 대부분 사용했고 검찰 조사 결과 박 전 수석은 상품권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구속되는 처지가 됐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수석이 상품권을 되돌려주려 애를 쓴 구체적인 정황이 있고 박 회장의 진술 역시 일치한다"며 "이 부분은 박 전 수석에게 유리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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