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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硏, "美 대형은행 국유화 전망"

'실물'이 살아야 '금융'이 산다

은행들의 부실자산을 최대 1조달러까지 투입해 정리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그 파장이 대단합니다.

주가가 폭등해 다우지수 7,400선을 넘어섰고, 엔.달러는 동반하락했으며 유가도 경기회복 기대감에 3%나 폭등했습니다.

미국 금융기관의 부실자산 문제는 '제2의 리먼 사태'가 될 수 있다고 예측될 정도로 우려는 극심했습니다.

국내 경기는 물론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 어렵다는 애널리스트들은 한결같이 '미국 금융기관들의 부실 자산 문제'가 언제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들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은행의 신용공급 경색현상은 계속되고 있고, 한마디로 돈이 돌지 않고 있고 이어서 실물경제도 나빠지고 있습니다.

미국 은행들은 정부가 풀어준 돈을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대출을 해주지 않습니다.

미국 은행들의 현금자산은 2008년 1월 3천억 달러에서 올 1월엔 9,70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언제 위기가 올 줄 모른다는 긴장감 속에 돈을 품고만 있습니다.

최근 삼성경제 연구소는 부실 금융기관 가운데 두 세곳이 '국유화'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미국 금융기관을 예로 살펴보겠습니다.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대책은 크게 네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부실자산 매각, 둘째는 청산, 셋째는 제3자 인수, 네번째는 국유화 등 정부지원입니다.

이 가운데 '국유화'는 부실 금융기관 대책의 마지막 수단입니다.

이미 2008년 9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이어 지난 2월 27일 씨티은행에 대한 부분적인 국유화가 단행됐습니다.

하지만 시장주의 전통이 워낙 강한 미국에선 '국유화'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심합니다. 금융기관 국유화 얘기가 나오면 주가가 폭락하고, 부실자산 처리 쪽으로 발표방향이 잡히면 주가가 폭등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정부가 아무리 잘해도 금융기관을 경영할 능력은 부족하단 겁니다.

그럼에도 국유화가 불가피 하다고 진단하는 사람들은, 미국 주택시장 침체로 금융권 손실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주택시장의 침체는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미국 10대 도시 주택 가격은 2006년 대비 28%나 떨어졌다고 합니다. 집을 더 짓지 않는데도 압류 물건이 늘어나면서 빈 집은 계속 늘고 사람들은 돈을 벌지 못하면서 집 내놓고 빚 갚는데 쓰고...이러면서 집값도 계속 떨어질 거란 겁니다.

결국 미국 금융기관들의 손실이 늘어나면서 또 다시 금융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거죠.

씨티그룹이 5분기 연속 적자, BoA도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이런데다 대형 상업은행들의 주가도 급락하고 부도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2009년 3월 초 씨티그룹 주가는 1.13달러, BoA는 3.59달러입니다.

지난 2007년 주가의 4%내지 9%에도 못 미칩니다.25분의 1토막이 난겁니다.

일단 은행들의 자본확충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 진행되는 스트레스 테스트가

끝나는 4월 말쯤엔 국유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잠깐 '스트레스 테스트'를 설명할까요.

간단히, 앞으로 2년동안 경제 여건이 악화될 경우 은행이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평가해 보는 건데요. 자산규모 1천억 달러 이상의 대형 은행에 대해 진행중입니다.

미국 정부의 발표대로 '부실자산 정리' 방침은 아주 고무적인 조치입니다.

하지만 금융기관이 부실자산을 매각할 때도 문제가 있습니다.

부실자산을 싸게 팔면 금융기관 손실이 늘고 비싸게 팔면 국민 혈세, 즉 국민부담이 늘어 납니다.

그래서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고, 뉴욕대 루비니 교수가 이런 국유화 찬성론의 대표적인 주자 가운데 하납니다.

하지만 미국 정서상 완전 국유화보다는 부분 국유화나 일시적인 국유화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대신 은행에 대한 규제와 감독은 더욱 강화되겠죠.

일단 부실 금융기관을 국유화하면 금융시장 위험성은 완화될 겁니다.

또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악순환 고리도 끊길 겁니다.

하지만 이런 조치만으로 당장 시중에 돈이 잘 돌 수 있다고 장담할 순 없습니다.

오히려 은행 경영진이 끝까지 국유화를 피하기 위해 '아무 문제없음'을 표현한답시고 돈을 더 묶어둘 수 있습니다.

또 국유화 했다가 정상화하는데 실패하면 더 타격이 클 수 있습니다.

여기에 또 한가지, 은행 국유화의 전제조건...밑바닥부터 챙겨야 한다는 거죠.

집값의 무한대 하락을 진정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집에 돈 잡힌 은행들이 어느 정도 자구 노력을 해도 먹혀들 수 있습니다.

일반 국민들이 살 만해야 합니다 .가계 소득을 높여야 합니다.

또 은행들이 자유롭게 기업 투자를 회복시켜야 합니다.

결국 금융 시장 안정화의 가장 큰 전제는 실물 경기 회복이란 점, 미국을 바라보는 우리 정부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대목입니다.

 

[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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