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는 항상 '우리 딸이 월스트리트(Wall Street)에서 근무한다'고 농담을 하곤 하셨죠. 하지만 이젠 그런 농담은 안하세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시에 있는 월스트리트에서 '돌체 비타'라는 부티크를 운영하는 로빈 캠벨은 거리 이름을 둘러싼 에피소드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거리에서 '마켓플레이스'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마크 로젠스타인은 다른 사람에게 명함을 내밀때면 식당 주소가 '그 월스트리트'와는 다르다고 해명해야만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애슈빌의 월스트리트처럼 미국 전역에 최소한 955개의 '월스트리트'라는 이름의 거리가 있다면서 이들 거리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월스트리트 금융회사들의 보너스 파문 등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도한 차입과 무책임한 금융거래 및 증권매매, 그리고 공적자금 지원을 받고서도 엄청난 금액의 보너스를 지급한 월스트리트 금융회사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고조되면서 같은 이름의 거리가 있는 다른 지역에서도 그 여파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텍사스주 애빌린에서부터 로스앤젤레스 남부, 미시간주 질랜드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있는 월스트리트의 주민과 업체들은 경기 침체는 물론 월스트리트를 보는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과도 싸우고 있다.
신문은 심지어 월스트리트저널 본사도 맨해튼의 월스트리트에 있지 않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애슈빌 월스트리트에 있는 파섹 파이낸셜 매니지먼트의 바트 보이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그들이 우리에게 많은 어려움을 줬고 많은 삶을 망쳐버렸다"고 개탄했다.
이 업체의 자산규모는 작년말 현재 7억4천900만달러로 1년전 10억달러보다 크게 줄었고 올들어 2개월간 이 업체의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2%나 떨어졌다.
이 업체는 종업원 29명에 전국 40개주로부터 고객을 유치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100만달러 이상을 들여 사무실을 호화롭게 개조한 존 테인 전 메릴린치 CEO와 달리 보이어 회장은 사무실 치장을 위해 5천달러 이상을 써본 적이 없다.
마크 로젠스타인은 "바로 이곳이 진짜 월스트리트다. 현실에 근거하고 온전한 정신에 바탕을 둔 곳이다"라면서 AIG의 보너스는 비양심적인 것이고 '실패를 보상해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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