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결혼 후에 힘들어하는 집사람을 보고 깨달았다. 나도 예외가 아님을.
어머니는 이해해도 아내는 이해 못한다는 코골이.
몇 년전에 코골이가 이혼 사유였다는 기사도 있지 아니한가?
코골이는 옆에서 자는 사람에게도 악몽이지만, 사실은 본인에게 더 해롭다. 코골이로 인한 수면무호흡증은 돌연사를 일으키기도 하고, 고혈압, 뇌졸중, 심근경색 등을 악화시킨다.
코골이의 60~80%는 비만이 원인이다. 이 때문에 코골이로 병원을 찾으면, 대부분의 의사들은 살을 빼라고 한다. 하지만, 살을 빼기가 쉬운 일이던가?
더구나, 코고는 사람은 자는 동안 산소 소모량이 적어서, 칼로리 소비가 줄어들어 코골지 않는 사람보다 살 빼기가 더 어럽다.
이 때문에 '코골이를 치료하기 위해 살을 빼라'는 말과 '살을 빼기 위해 코골이를 치료해라'는 말이 공존한다.
코를 골고 있는 사람의 고개를 옆으로 젖히면 코를 골지 않게 되는 경우는 흔히 경험한다. 똑바로 누워 있을 때는 혀가 중력에 의해 기도를 막는데 비해, 옆으로 누이면 혀가 기도 막는 걸 완화시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코골이 보조기구들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거나, 몸을 옆으로 누이기 위해 안감힘을 써왔다. 하지만, 잠을 고정된 자세로 자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코골이 베게를 이용해 고개를 옆으로 젖혀서 자기 시작해도, 잠이 들면 여지없이 무너진다. 옆으로 자는 자세를 고정해 버리는 조끼류의 경우에는 불편하고, 눌린 부분이 저려서 잠을 못잔다.
혀를 아래로 밀착시키고 연구개를 위로 당기는 구강보조기의 경우에도 불편감으로 숙면이 안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옆으로 자면 코는 덜골게 되는데, 도대체 그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세계최초로 이 문제를 풀어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구는 1시간에 한 번씩 몸을 좌우로 30도 이상 돌려 주어 옆으로 자면서도,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취재전엔 "옆으로 자면 코골이가 절반이상 감소"라는 이미 알려졌지만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사실을 다시 한번 발표한 것이라면 기사화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연구진은 나의 이런 우려를 날려버렸다. 솔직히 신선했다.
물론, 이 기구가 비만도 30 이상의 중등도 비만 환자에게는 효과가 떨어지고, 자는 동안 얼마나 편안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143만 원이나 한다. 그럼에도, 연구팀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낸다.
살을 빼기는 쉽지 않은데, 잠은 거를 수가 없다. 이 기구가 좋은 결실을 맺고, 많이 싸져서, 코골이로 고통받는 당사자와 가족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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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따뜻한 감성의 의학전문기자' 조동찬 기자는 의사의 길을 뒤로 한 채 2008년부터 기자로 전문언론인에 도전하고 있는 SBS 보도국의 새식구입니다. 언론계에서 찾기 힘든 의대 출신으로 신경외과 전문의까지 마친 그가 보여줄 알찬 의학정보와 병원의 숨겨진 세계를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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