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입니다. 시골만 가도 TV가 최고의 가보로 여겨질 무렵, 아버지께서 시장에서 사오신 얇은 색깔 비닐 막을 흑백 브라운관 TV 위에 붙여 놓으셨습니다. 마침 집에 놀러온 친구가 '이게 컬러 TV야?' 라고 물어봤고, 컬러 TV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전 자랑스럽게 '응' 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불과 2,3년 뒤 거짓말로 밝혀지긴 했지만요.
벽걸이 TV, HD 고화질 TV... 기술발전은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방송 기자를 하면서 얼굴 잡티에 신경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느낄 때가 가끔 있을 정도입니다.
삼성전자가 LED TV를 본격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LED TV는 전시회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이젠 가정에서도 볼 수 있게 된 겁니다.
LED, Light Emitting Diode 발광 다이오드 라는 걸 광원으로 쓰고 있습니다. TV 화면 뒤에서 빛을 내 주는 거죠. LED는 일명 '빛을 내는 반도체'로 불리고 있습니다. 기존 TV는 수은을 사용해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원리인데, LED는 말 그대로 수은이 아닌 '반도체'가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기술력으로 삼성전자는 올 1월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인 CES 2009에서 '혁신상'을 받았고, 일찌감치 LCD TV 시장을 이어갈 차세대 동력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이번에 출시된 LED TV의 장점에 대해 알아볼까요.
첫째, 화질이 장난 아니란 겁니다. 눈이 침침한 사람에겐 실물보다 더 선명하고 생생한 화면이 제공됩니다. 브라운관 TV가 백열등 수준의 화질이라면, LCD TV는 형광등 수준이고 LED TV는 '자연광 화질' 이란게 업체측 설명입니다. 실제 명암비율이 LCD가 10만대 1이고, LED는 100만대 1입니다. LCD 보다 무려 10배나 더 선명하다는 겁니다.
둘째, 두께가 웬만한 소설책 한 권 정도란 겁니다. 29밀리미터, 3센티미터가 채 안됩니다. LCD TV 벽걸이 형이 얇다얇다 해도 10센티미터 대 두께였고, 삼성에서 나온 가장 얇았던 LCD TV 도 44.4밀리미터 였습니다. 무게도 40인치짜리가 14킬로그램 입니다. 가볍죠. 얇고 가벼운 TV...진짜 그림 액자 정도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셋째, 환경 친화적이란 점입니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수은을 쓰지 않습니다. 또 전력 소모고 LCD TV 의 절반 수준입니다. LCD 를 LED 로 바꾸면 1년안에 세탁기 한대 장만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 외 '인터넷 TV 기능'과 '무선 PC 불러오기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이 첨부돼 있습니다.
약점은 비싼 가격입니다. 같은 크기의 LCD TV보다 30% 정도 비쌉니다. 40인치가 310만 원~340만 원대, 46인치가 400만 원~430만 원대, 55인치가 620만 원~650만 원대입니다. 그래도 LCD TV가 처음 나왔을 때보다는 싼 가격이라고 삼성전자측은 말하더군요.
처음 TV 방송이 시작된 1936년. 당시 TV의 최종 목적으로 집에 앉아서도 현장 모습을 생생하게 보는 것이었습니다. 이 목적은 지금도 똑같습니다.
브라운관 TV 에서 PDP, LCD를 거치며 지금 LED까지... 다만 이젠 기다려 볼 필요가 더 커졌습니다. '우리 기대보다 더 생생한 모습'이 언젠간 나올 수 있다는 것이죠.
@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부문 사장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 전세계적으로 불황기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소비자들에 맞는 TV 입니다. 전력 소비를 대폭적으로 줄였습니다.
- 금년도 LED TV 시장 규모는 300만대 전후로 예상합니다. 삼성전자는 200만대 정도 판매할 것으로 목표를 정했고, 따라서 시장 점유율은 70%가까이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 초고화질, 초슬림, 친환경 제품이란 점입니다. 초고화질로 기존 TV보다 훨씬 생동감있고 깊이감 있는 화질을 제공하고, 두께가 29밀리미터 밖에 안된다는 게 특징입니다. 소비전력도 기존 TV대비 50% 정도 절감한 제품입니다.
- 수요가 늘어나고 기술발전이 되면 2,3년 후면 대형 TV는 LED로, 중소형 TV는 기존 LCD 로 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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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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