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을 잡아라.
불황의 여파로 TV홈쇼핑이 매출이 정체기를 맞고 있는 요즘.
주요 고객층 여성의 마음을 잡으려는 홈쇼핑 직원들은 요즘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권수경/쇼핑 호스트 : 매일 매일 긴장의 연속인 것 같아요.]
[이금옥/조리팀 : 색상하고 맛있게 보여야 되는 것. 그게 제일 중요 한 점이죠.]
좀 더 예쁘게, 좀 더 맛있게!
고객들의 전화 한 통화에 웃고 우는 그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홈쇼핑 현장에서 만난 샐러리맨들의 세계로 떠나보자.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홈쇼핑 업체.
불황의 그늘을 벗어나고자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생방송 1시간 전, 스텝 미팅이 시작된다.
카메라 위치를 다시한번 점검하고, 쇼핑 호스트는 멘트 연습이 한창인데.
스튜디오 한쪽에서는 찌고, 튀기고 각양각색 먹음직스런 요리들로 고소한 냄새가 솔솔~
[강재곤/조리사 :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노릇하면서 맛있어 보이는 그림을 만들어야죠. ]
홈쇼핑의 꽃이라 불리는 쇼핑호스트도 오늘 대박 행진을 기대하며 마음을 가다듬는데.
[권수경/쇼핑 호스트 : 매번 긴장되죠. 오늘은 어떤 요인 때문에 더 잘 될까? 어떤 요인 때문에 안 될까?]
다들 이렇게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이때!
여성 속옷을 요리조리 만져보고, 뒤집어보고 그것도 모자라 아예 입어보기까지 하는 이 사람.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이재익/여성 속옷 담담 MD : 제가 여성 속옷 담당 MD인데, 방송 나가기 전에 상품에 대해서 다시 한번 면밀히 점검하고 있는 중입니다.]
홈쇼핑에서 상품 기획자, 일명 '머천다이저'로 활약하고 있는 이재익 씨.
주로 'MD'로 불리는 이들의 주 업무는 이렇다.
[소비자들을 대신해서 좋은 제품과 좋은 브랜드를 제가 열심히 찾아서 먼저 시험해 보고, 느껴보고, 그런 것들을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이죠.]
누구보다 유행에 민감해야 하는 직업인 만큼 발로 뛰며 시장조사를 하는 것도 MD의 주요 업무 중 하나.
[자주 나와서 계절 바뀔 때 색감이라든가, 요즘 경기도 안 좋은데 가격에 민감하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계속 확인을 하죠.]
[(요즘 어떤 제품이 잘 팔려요?) 이게 지금 인기 상품인데요. 아무래도 봄이다 보니까 밝은 색상이나 시원한 색상으로 가면서 따뜻한 색깔.]
여성 속옷을 꼼꼼히 살펴보고 묻는 건 그에게 익숙한 일이지만 남들에겐 여전히 낯선 일일 수 밖에.
[김명희/마트 판매원 : (보통 남자들은) 그냥 어느 정도 키에 어느 정도 몸무게다 그 정도만 알고 오시거든요.]
남들 시선 아랑곳 않고 이 순간 그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진지한데.
하지만 여성 속옷 담당 MD를 하다 보니 난처한 일도 많았다고.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제품 견본을 들고 지하철을 탔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그게 쏟아져 버렸는데, 시선이 좀 이상한 거예요. 주변을 둘러보니까 다들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어서 저도 민망해서 '아, 이게 속옷이지!' 하면서 막 쓸어 담고 나왔던 기억이 있어요.]
생방송이 있는 날.
방송 전 제품의 전시 상황이나 오늘 팔 물량을 다시 한번 꼼꼼히 체크하는데.
드디어 생방송이 시작되고.
긴장된 마음으로 방송을 지켜보는가 싶더니, 어디론가 발길을 서두는 이재익 MD.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바쁘다 바빠!
이번엔 또 어딜 가시는 건지?
[생방송이 시작됐기 때문에 자리에 가서 실시간으로 판매상황을 보러 갑니다.]
실시간으로 뜨는 주문 상황을 모니터로 보며 오늘도 대박을 기원해 보는데.
[올라간다 올라간다, 오케이]
늘 긴장의 연속이지만, 오르락 내리락 그래프 하나에 홈쇼핑 MD의 희노애락이 녹아있다.
[이재익/여성 속옷 MD : 잘 됐을 때는 긴장이 배가 돼서 기쁨도 배가 되고, 잘 안 됐을 때는 좀 의기소침해 질 수도 있는데, 그래도 열심히 해야죠. 고객들이 만족 하실 때까지.]
여심 잡는데 이 사람을 따를 자가 또 있을까?
화장하는 남자, 나병우 차장.
남자가 화장을?
남들에겐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에겐 제품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위한 기초과정일 뿐.
[나병우/여성 색조화장품 MD : 직접 해 보지 않으면 그 느낌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직접 (제품을) 다 사용해 봐야 합니다.]
볼터치에 립스틱, 마스카라까지.
남자지만 여성 화장품, 그것도 색조화장품을 담당하다보니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많았다는데.
[전에 한번은 마스카라를 하고 전철을 타고 집에까지 간 거예요. 집에 가서 세수를 하다가 마스카라를 하고 온 사실을 알았을 때 정말 당황했어요.]
생방송이 있는 날이면 제품 전시 하나까지 꼼꼼히 점검하고 특히 강조해야 될 부분은 쇼핑 호스트에게 당부에 또 당부.
[지난 번에 파우더 손 시연했던 부분들 있잖아요. 특히 강조를 좀 했으면 좋겠어요.]
생방송 순간에도 화면에서 눈을 못 때는 그.
혹시 잘못된 점은 없는지, 고객의 요구 사항은 뭔지, 그때그때 체크하는데.
불경기에는 화장품이 안 팔린다는 공식을 깨고 색조화장품을 공략, 최고의 대박 행진을 이어가는 비법이 여기에 있다.
[나병우/여성 색조 화장품 MD : 모든 한 단계 한 단계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고객들의 그 반응을 살펴서, 고객들과의 교감을 살피는 거죠.]
숨가쁜 하루가 지나고, 저녁 퇴근시간.
퇴근은 안 하고 그들이 향한 곳은 한 레스토랑.
[장나임/DM 상품 2팀 : '믹스 & 매치' 파티를 한다고 해서 와인도 마시고 저녁도 먹을 겸 해서.]
이곳에서는 직원들의 기 살리기 이벤트로 한달에 한 번씩 테마를 정해 '믹스 & 매치 파티'를 열기도 한다는데.
[이승재/기업 문화팀 : 방송을 하다 보니까 낮에 출근하시는 분, 밤에 출근하시는 분들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만나지도 못하는 분들이 많아서 회사 차원에서 함께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간단한 자기 소개 후에 와인 잔을 부딪히며 함께 웃고, 함께 얘기하며 부서간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꽃남 신입 사원 뽑아주세요~ ' 하는 애교섞인 요구사항까지.
[김지혜/자금팀 : 직원들 의견을 많이 수용해 주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아요.]
[김낙호/서비스 차별화 TFT : 이런 행사를 통해서 타부서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가 생기고 가볍고 편한 자리라서 친해지는 기회가 많이 생겼어요.]
고객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오늘도 동분서주.
바쁘게 뛰고 또 뛰는 샐러리맨.
오늘 그들의 땀방울이 있기에 한국 경제에도 내일의 밝은 태양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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