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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시민 "뿔났다"…정부 식수난 미온책

최악 가뭄으로 2개월 넘게 제한급수의 불편을 겪고 있는 강원 태백지역 주민들이 16일 대정부 투쟁까지 선언하고 나선 밑바탕에는 더 이상 정부의 지원을 기다릴 수 없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사실 태백시민들은 이번 최악의 가뭄이 급수체계의 고질병인 누수율 46.7%의 노후 수도관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태백시는 현재 총 321㎞의 수도관로 가운데 상당수는 50년 전 탄광개발과 함께 광산업주들이 무계획적으로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같이 마구잡이로 설치된 수도관로가 낡으면서 한국수자원공사 태백권관리단으로부터 광역상수도를 구입해서 공급하고 있는 수돗물의 절반 가량을 땅 속으로 버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는 것이다.

태백시는 전체 수도관로의 55%인 176㎞를 당장 교체해야 하지만 재정 형편상 300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 때문에 태백지역 주민들은 식수난의 고통을 감내하는 대신 노후 수도관로 만큼은 정부의 지원으로 이번 기회에 교체하자는 분위기였다.

현재 태백지역은 지난 1월 12일부터 하루 3시간씩 만 수돗물이 공급되고 있으며 지난 15일에도 8개 지역 870여 가구의 1천300여 주민들은 수돗물 공급을 전혀 받지 못했다.

특히 태백지역의 극심한 식수난이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환경부장관, 국토해양부장관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방문도 잇따르자 주민들의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기대했던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무산되고 태백을 찾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답변도 "중장기 가뭄대책을 검토해 마련하겠다"라는 원론 수준에 그치면서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태백시가 정부에 요청한 노후 수도관 비용 300억원, 동파 수도관 복구비 45억원, 급수체계 개선비 39억원 등 국비 422억원 가운데 현재까지 지원된 예산은 관정개발비 12억2천여만원, 운반급수비 7억1천여만원 등 2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태백지역 주민들은 정부의 지원과 대책이 사실상 전무한 가운데 자칫(?) 큰 비가 내린다면 감내해 온 극심한 식수난의 고통과 불편은 아무 대가없이 잊혀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태백 등 강원도가 정치적 소외지역이기 때문에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감도 주민들을 투쟁이라는 극한상황으로 몰아가는 원인이 되고 있다.

급수대란극복비상대책위원회(급수대란비대위) 김진필 위원장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태백과 같은 제한급수가 실시된다면 난리가 일어났을 것"이라며 정부의 태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급수대란비위는 시의회, 상공회의소, 여성단체협회, 번영회 등 태백지역 사회단체로 이루어진 지역현안대책위원회가 구성한 비상기구다.

이날 급수대란비대위는 노후 수도관 교체 사업비 조기 확정과 안정적 용수공급을 위한 중장기 상수원 확보 대책, 물질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을 정부에 거듭 촉구하고 이 같은 요구를 오는 30일까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상경투쟁 등 강력한 물리적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태백=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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