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마트에서 과자류나 음료를 보면 '트랜스지방 0 (제로)' 라는 표시가 눈에 띕니다.
아니, 사실 '트랜스지방이 들어있다' 고 표시된 걸 보는 게 더 힘들 지경이죠.
트랜스지방의 유해성이 알려진 이후 어쩌면 이렇게도 발빠르게 일사불란하게 '트랜스지방을 완전 제거했을까' 싶었는데, 식품에는 특정 성분이 일정수준 미만으로 들어있으면 0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더군요.
과자의 경우엔 30g을 '1회 분량' 으로 기준삼아 그 안에 트랜스지방이 0.2g 미만 들어있으면 '제로'라고 표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자를 30g씩 재서 먹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과자 봉지나 낱개포장을 뜯으면, 다 먹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이 1회 분량의 몇 배나 됩니다.
또 하루에 과자만 먹는 게 아니라 트랜스지방이 포함된 다른 케익, 빵, 튀김음식 등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총량으로 보면, 트랜스지방 1일 섭취 제한량인 2g 정도 (성인 기준)를 초과할 수 있는 것이죠.
식품 특성상 일정한 성분을 유지하기 힘들고, 완전무결하지 않기 때문에 일정 범위를 주어서 0 표시를 할 수 있게 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를 먹을 경우는 얘기가 좀 달라질 수 있지요.
우리나라는 업계와 식약청의 공동 노력에 힘입어 트랜스지방 저감화를 빠르게 달성했습니다. 최근 3년 새 과자류의 트랜스지방이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수입 과자 가운데, 어떤 초코 웨하스는 3조각만 먹어도 트랜스지방 함량이 2.4g으로 하루 섭취제한량을 가볍게 뛰어넘더군요.)
봉지과자 (스낵류)는 대부분 트랜스지방 함량이 아주 낮지만, 초콜릿 코팅제품이나 파이류 등의 경우는 마가린이나 경화유(고체기름)를 안 쓸 경우 바삭함이나 촉촉함이 덜 하고, 초콜릿이 골고루 입혀지지 않거나 상온에서 녹아 흐를 수 있어 대체 유지 개발에 시간이 좀더 걸린다 합니다.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기준에 맞추어 트랜스지방을 낮추려는 업체들의 노력은 박수받을 일이지만, 표시를 좀더 정확히 해 줬으면 좋겠고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제품에 표시된 1회 분량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진 만큼 잘 따져보고 먹어야 합니다.
식약청은 앞으로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패스트푸드나 패밀리 레스토랑 등에도 트랜스지방 함량 표시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내년부터는 모든 먹을거리에 1회 분량 대신 '1회 먹는 양'을 따져서 함량 표시가 이뤄집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겠지만, 모 패스트푸드점의 감자튀김이나 모 패밀리레스토랑의 새우튀김 등이 바삭하고 감칠맛 나는 비결은 바로 튀김 기름에 고체 쇠기름이 일정량 들어가기 때문이라는 점이 알려진 적이 있습니다.
또 향기롭고 맛있다고 많이 먹었던 전자렌지용 팝콘에도 부분경화유(마가린 등)이 들어있었죠.
트랜스지방은 0 이라도, 대신 포화지방이 높다는 점도 주의해야 합니다.(포화지방도 과자류 겉면에 표시돼 있습니다. - 가령 마가린 대신 버터를 쓴다거나 하면 이런 결과가 나타날 수 있겠죠?)
포화지방은 트랜스지방보다는 유해성이 작긴 하지만, 나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심혈관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건 마찬가지니까 결국 건강을 위해서는 전체적인 지방 섭취량을 조절하는 게 현명할 것 같습니다.
** 소비자리포트에서 여러 차례 먹을거리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역시 <입에 좋은 건 몸에 나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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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남정민 기자는 일요일 아침의 <선데이뉴스 플러스>에서 '남정민 기자의 소비자 리포트'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백화점과 할인점을 누비며 만나는 알짜 생활정보들과 소비자들이 꼭 조심해야할 함정을 여기자 특유의 꼼꼼한 시각으로 전해줍니다. 2002년 SBS 공채로 입사한 남기자는 해맑은 감성과 외모로 개인 블로그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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