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3일 4월 재선거 출마를 결행, 13년 정치인생의 최대 기로에 서게 됐다.
지난 2004년 '노인폄하' 발언 파동 당시 비례대표직을 버렸고, 2006년 지방선거 패배 직후 의장직을 벗어던지는 등 결정적 순간 '백의종군'을 택했던 그가 이번에는 '정치적 고향'인 전주 덕진 출마를 통한 조기 정계복귀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그의 컴백은 2007년 대선과 지난해 18대 총선 연패 이후 지난해 7월 초 미국 듀크대로 정치적 귀향을 떠난지 8개월만의 일이며, 이번에 당선된다면 6년만에 원외 생활을 청산하고 원내로 복귀하게 된다.
특히 이번 결심은 당내 역풍 등 상당한 위험 부담을 감수한 채 이뤄진 것이어서 그의 정치행로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그러나 대선후보까지 지낸 인물이 '텃밭'에서 정치를 재개하는 것을 놓고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 상황이어서 당분간 정치적 입지가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 시절 중반 당시 권력 2인자였던 권노갑 전 고문을 겨냥한 정풍운동의 주역이었던 그가 정풍운동의 타깃으로 전락한 분위기마저 없지 않다.
이 때문에 당장 공천부터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개혁공천'의 취지에 맞지 않는데다 '호남당' 이미지를 고착화해 승부처인 수도권 표심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당 지도부의 논리이다.
당 지도부는 이미 정 전 장관에 "당과 개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부정적 입장을 전달했으며, 지난 8일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설사 나온다 해도 공천을 주기 힘들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공천 배제의 '칼'을 꺼내들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장관이 선택한 곳이 그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전주 덕진인 데다 '정동영계'의 세력이 당내 엄존하고 있어 공천 배제가 당내 심각한 내홍으로 비화되면서 적전분열 상태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의 측근 인사는 "당이 대선후보까지 지낸 소중한 인재를 버리겠느냐. 만약 끝내 버린다면 단신으로 지역구민의 심판을 받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결전의 의지를 다졌다.
물론 대선후보까지 지낸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까지 강행한다면 대권의 꿈은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 전 장관은 이달 말쯤 귀국, 본격적인 선거 행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며 원내 재진입에 성공할 경우 당분간 '낮은 자세'를 보이며 당내 공간 확보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동시에 지난해 대선과 총선을 거치며 위축된 정동영계를 추스르면서 내년 당권경쟁에 대한 물밑 준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핵심 측근은 "이번 결정은 특유의 정면 돌파 카드"라며 "연착륙 여부는 당 지도부와 얼마나 매끄럽게 조율하느냐와 향후 얼마나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행보를 보이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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