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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탄탄한 논리가 필요한 뉴스

텔레비전은 이미지를 전달하는 매체입니다. 텔레비전 뉴스는 논리적인 설명보다 이미지를 통해 진실을 더 생생하게 드러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곧 뉴스에서 논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탄탄한 논리를 갖추지 못한 뉴스는 설득력이 약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시청자들을 혼란시키기도 합니다. 지난주 SBS 뉴스에서 이와 같은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지난 6일 SBS 뉴스는 앵커의 맺음말을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에 대해 이례적으로 분명하게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사내유보금을 투자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기업 스스로 결정할 일이지 책임지지 못할 사람들이 이래라 저래라 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앵커의 맺음말은 경기부양을 위해 기업들이 수백조 원에 달하는 사내유보금을 투자하라는 정치권의 요구와 이에 대한 재계의 반발을 소개한 기사에 대한 코멘트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논란을 소개한 기사는 기업의 주장과 함께 이에 대한 비판을 보도하여 균형을 유지했습니다. 기업들이 투자에 인색하다는 지적도 많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내유보금 사용 논란을 보도한 기사와 이 기사에 대한 앵커의 코멘트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앵커의 코멘트는 정치권의 요구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분석하지 않은 채 강한 주장을 펴는 논리적 비약을 했습니다. 사내유보금을 투자에 사용하라는 정치권 일각의 권고를 "책임지지 못할 사람들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으로 폄하하고 있는 대목이 특히 그렇습니다. 

자동차 산업문제를 보도한 지난 7일 SBS 뉴스는 서론 본론 결론의 박자가 맞지 않았습니다. 서론은 국내 자동차 업계의 위기에 대한 대응이 안이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본론에서는 자기나라의 자동차 산업을 구하기 위해 파격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세계 각국처럼 한국도 정부의 지원이 절실해 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업계의 자구노력만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정부의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애매한 결론으로 끝났습니다. 우리도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기사의 취지인 것 같긴 합니다. 이 취지를 살리려면 서론 부분에서 위기에 대한 대응이 안이한 쪽은 자동차 업계가 아니라 정부임을 분명히 했어야 합니다. 지난 10일 뉴스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장부상의 수치일 뿐, 시중은행들이 빌려 빚을 갚는 데 써 버려서 바닥이 났다는 한 연구소의 주장과 이에 대한 한국은행 쪽의 반박을 보도했습니다. 한국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외환보유액은 전액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라는 반박주장입니다.

외환보유액의 내용과 관련하여 뉴스는 우선 보도의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논란 차원에서 보도한 것이라면 한국은행 쪽 주장에 무게를 너무 실어 균형이 맞지 않습니다. 반면에 진실을 추적하려는 것이라면, 한국은행 주장이 사실에 부합하는지를 전문가의 눈으로 분석했어야 합니다. 뉴스가 소개한 외환보유액 논란은 의견 차이라기보다는 사실 판단의 문제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지난 9일 SBS 뉴스는 서울시가 기존 가판대 대신 디자인을 바꿔 만든 새 가판대가 모양은 좋으나 실용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상인들의 항의를 보도했습니다. 주제도 좋았지만, 비가 내리치는 가판대 처마 밑에서 애를 태우는 상인의 모습을 담은 화면도 좋았습니다. 지난 주말과 이번 주 초 한국과 일본 국민들은 흡사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리는 것 같은 감정의 기복을 경험했습니다. 토요일인 7일 한국이 14대 2 콜드게임으로 패배한 한일 야구가 월요일인 9일 한국의 1대 0 승리로 반전되었기 때문입니다. 승리를 이끈 투수인 봉중근 선수가 '안중근'의사로 칭송받는가 하면, 봉 투수에게 제압당한 일본의 최고 타자 이치로가 이또 히로부미에 비유되는 등 뜨거운 반응들이 고스란히 언론보도에 반영되었습니다. 뉴스에서 모처럼 만난 통쾌한 승전보였습니다. 그러나 우리사회가 경기의 승패를 한일관계와 연관시키면서 지나치게 흥분하지 않도록 뉴스는 좀 더 차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영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 시절 촛불 사건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SBS 뉴스의 보도는 흡사 구두를 신은 채 발등을 긁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지난 7일과 8일 뉴스는 대법원 진상조사단이 신 대법관으로부터 문제의 이메일을 받았다는 판사를 불러 이메일을 압력으로 느꼈는지, 그리고 이메일 때문에 재판을 서둘러 진행했는지를 조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지난 10일 신 대법관이 문제의 이메일에 대해 법원장이 할 수 있는 사법행정이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신 대법관에 대한 자진사퇴요구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메일 파문이 가라앉을 것인지, 확산될 것인지는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당분간'이라고 한정한 것은 성급한 전망입니다.

문제의 이메일이 허용될 수 있는 '사법행정'의 범주에 들어가느냐 하는 것은 이메일을 보낸 신 대법관의 의도나 이를 받은 판사들의 느낌에 의해 판단할 일이 아닙니다. 사법행정을 규정한 법조문 해석과 사법부의 건강한 양식에 의해 판단해야 합니다. 뉴스는 대법원 진상조사단이 몇 사람을 불러 어떤 조사를 했느냐가 아니라 사법부의 건강한 양식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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