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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법 교수 132명 '사형집행 반대' 성명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을 계기로 사형집행을 둘러싼 논란이 이는 상황에서 형사법 전공 교수들이 집단으로 사형집행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 주목되고 있다.

전국의 형사법 전공 교수들은 13일 공동 성명을 통해 "사형집행은 전 세계적인 사형폐지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고 인권 후진국으로의 전락을 의미한다"며 사형집행 재개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법학 교수들이 공동으로 사형제 관련 성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일 시작된 이 성명의 서명운동에는 이날까지 형사법 전공 교수의 대부분인 132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외국의 사례를 들면서 사형제 폐지의 타당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들은 "매년 2∼3개 국가가 사형제를 폐지하고, 사형을 폐지하거나 10년 이상 처형이 없었던 국가가 138개국이나 되지만 지난해 사형을 집행한 국가는 24개국에 불과하다"며 "사형제 폐지는 범세계적 추세"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사형이 살인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주장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며 "사형제가 두려워 살인을 저지르지 않는 연쇄살인범은 없다"고 강조했다.

성명에 참여한 교수들은 생명의 존엄성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제도적 살인의 주체가 되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또 "살인죄로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재심을 통해 무죄가 확정된 사례가 많다"며 "오판으로 생명을 박탈하는 것도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사형은 인간의 개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부인하는 것"이라며 사형을 이용하지 않고도 장기간 격리를 통해 재범 위험성을 제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는 또 다른 논리로 사형제를 통해 피해자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는 점과 사형집행에 관여한 교도관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을 들었다.

이들은 "이제는 사형제 폐지를 위한 실질적 논의를 해야 할 때"라며 "사형에 대한 제도적 유예조치를 최소 전제로 하고 그 바탕 위에서 대안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인섭 서울법대 교수는 "사형제 관련 전문지식이 있는 교수들이 이처럼 대규모로 서명에 참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국회의원과 법무부에 성명서를 보내는 등 사형집행 저지와 사형제 폐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59명의 사형수가 있지만 지난 11년 동안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의 사형폐지'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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