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사버리자』는 오자와 일본 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오자와 대표는 지난달 한 모임에서 일본의 노조단체인 렌고(連合)의 사사모리 기요시 전 회장에게 『쓰시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걱정하고 있다. 원 경제에 팔리게 될 것 같다』고 답하자, 『엔고니까 제주도를 사 버리자. 지금이 절호의 찬스다.』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보도가 나온 뒤 오자와 대표는 『그런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한국 사람은 자유롭게 쓰시마 땅을 사는 데 일본인이 제주도 땅을 사는 게 뭐가 문제냐』고 말해 그런 생각에 변화가 없음을 밝혔습니다.
최근 비서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일 때문에 정치적 곤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그는 아직도 유력한 다음 일본 총리 후보자가운데 한명입니다. 따라서 만일 그가 실제 총리가 될 경우, 그의 이런 생각은 한국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의 발언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인터넷에선 비난 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한국의 반발을 일으킬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가 하면, 오자와를 지지하는 반응도 있습니다.
오자와 대표의 말은 전한 사사모리 전 렌고 회장은 『일본이 다른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당연한 일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취지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사사모리 전 회장의 해석과는 달리, 오자와를 비롯한 일본의 우파에게는 한국 땅을 사버리는 게 별 대수로운 일이 아닐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 발언에 이어진 『뭐가 문제냐』는 오자와 대표의 말에선 당연히 할 말을 했을 뿐이라는 의식의 표현입니다.
오자와 대표는 일본 정계에서도 친미파로 이름 높습니다. 「미국이 하라는 대로 하는 사람」이라는 비난이 따라 다닙니다. 친미적인 우파일수록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에 대해서는 멸시적 사고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 참배를 계속했고, 재임 기간 내내 친미 일변도 외교정책을 편 고이즈미(小泉) 전 총리 같은 사람이 대표적이겠지요.
일본 경제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1980년대말 일본은 미국 기업이나 부동산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나온 책이 걸핏하면 아시아인 비하 발언을 일삼는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의 「NO라고 할 수 있는 일본」입니다. 그야말로 하늘 높은 줄 모르던 일본인들이지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세기말 정한론(征韓論)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메이지 유신이후 탈아입구(脫亞入區)를 외치던 유신주도세력의 생각이 그런 것이었지요. 오자와의 생각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들은 고이즈미 전 총리때 드러났듯이 한국이나 중국의 비난에 개의치 않습니다. 오히려 이를 이용하려들지요.
결국 우리 스스로 그런 빌미를 주지 않는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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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깊이있는 분석과 통찰력이 느껴지는 이은종 기자는 그동안 사회.국제 이슈와 경제 현장에서 오랫동안 현장취재와 데스크를 거치고 현재 SBS 보도국 특임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연륜에서 뿜어나오는 해박한 지식과 함께 일본의 정치.경제에 대한 식견으로 핵심을 짚어주는 글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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