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추가경정예산을 사상 최대 규모인 30조원 안팎으로 잡으면서 그 사용처와 경기 부양효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정은 이번 추경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내수를 살려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실었다. 수직 낙하하는 경제 성장률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국민 경제의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배어있다.
하지만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경기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기대만큼의 경기 부양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고육책이긴 하지만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이 예고되면서 국가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재정 건전성엔 큰 부담이 불가피해졌다.
◇ 국채발행으로 재원 조달..세계잉여금도 투입
역대 최대 추경예산은 1998년 2차 추경 당시의 13조9천억원이다. 당시에는 세입보전 7조2천억원이 포함됐던 만큼 실제 지출 증가분은 6조7천억원이었다.
그 후 1999년 1~2차에 3조5천억원, 2000년 2조3천억원, 2001년 1~2차 6조7천억원, 2002년 4조1천억원, 2003년 1~2차 7조5천억원, 2004년 2조5천억원, 2005년 4조9천억원, 2006년 2조2천억원, 2008년 4조6천억원으로 편성됐다.
이번에는 30조원 가운데 경기침체에 따른 세수감액이 12조원 정도여서 순수한 세출 증가액은 18조원 규모다.
종전에는 추경 재원으로 세계잉여금을 주로 쓰고 한국은행 잉여금이나 정부 소유 주식 매각대금 등도 가끔 사용됐으며 그래도 돈이 없으면 국채를 발행했다.
올해도 지난해 세계잉여금 2조1천억원을 사용하고 한은 잉여금 1조5천억원 가운데 상당액을 쓸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각종 기금의 여유자금 전용, 공기업 민영화 수입 등도 가능하다면 투입할 방침이다.
하지만 절대 금액이 모자라는 만큼 대규모 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일자리 창출..사회안전망 확충
30조 원 가운데 세출 증액분 18조원 가량은 주로 일자리 창출.유지와 사회안전망 확충, 중소.수출기업 지원 등에 쓰인다.
앞으로 정부와 국회 협의를 거치면서 바뀔 가능성이 높지만 실업 및 일자리 대책으로 2조원, 교육환경 개선사업에 2조원, 저소득층 생계보조현금 또는 소비쿠폰 2조~3조원, 중소.수출기업 보증지원과 자영업자 대책, 지방교부금 등에 10조원 가량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미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와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에 5천억원 가량씩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학교시설 개선, 4대강 살리기 등 상당수 사업이 일자리 창출과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딱 잘라서 일자리 대책에 들어가는 비용을 특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세부 사업별로 보면 30~40대 이상의 실직자 및 폐업 자영업자를 채용해 월 100만원 정도를 주는 공공근로제가 검토되고 있다. 아이.노인돌보미, 산모신생아.가사간병도우미, 숲가꾸기, 예술강사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도 추경 재원을 활용해 2만개 이상 추가 공급하는 방안이 준비되고 있다.
실업자 급증에 따라 실업수당으로 1조원을 추가 배정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아울러 근로자에 대한 고용 유지를 독려하기 위해 고용유지지원금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인턴 지원 규모도 늘린다. 미취업 졸업생에 대한 지원책도 고려되고 있다.
사회안전망의 경우 기초생활보장 대상자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고 차상위계층에 대해 2조~3조원 상당의 현금이나 소비쿠폰을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취약계층에 최저생계비를 지원하고 추락하는 내수경기도 진작한다는 방안이다.
중소기업 보증 확대를 위해 신보, 기보 등 보증기관의 자본을 2조원 이상 확충하고 수출보험기금에도 3천억원 이상 추가 출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지방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차원의 대책도 추가로 논의되고 있다.
◇ 성장률 제로 목표, 일자리 20여만개 창출
정부가 추경예산 30조원을 편성하면 산술적으로는 -2%로 전망했던 올해 경제성장률을 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는 성장률 1% 포인트를 높이기 위해 재정지출을 사회간접자본(SOC)에 집중 투입하면 8조~10조원, 국민 대상의 소비 진작책에 집중하면 8조~20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원윤희 조세연구원장의 분석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대규모 추경을 통해 단기성 일자리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20여만개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 돌봄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2만개, 사회 인프라 구축사업에 10만여개, 기타 잡셰어링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10만여개가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또한 추경에서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생계비 지원 및 대출을 통해 사회 안전망이 더욱 탄탄하게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장마차.노점상 등 생계형 무등록사업자가 300만~500만원을 저리에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핵심으로, 이를 통해 돈을 빌리지 못해 고리 사채를 쓰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휴.폐업 자영업자에게 최장 4개월까지 66만~132만 원의 최저생계비를 지원하고 , 저소득층 110만여명에게 현금 또는 소비쿠폰을 지급해 최빈곤층 전락을 막고 내수를 진작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는 세계 경기의 조기 회복 여부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기대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슈퍼 추경은 또 나랏빚이 급격히 늘게 된다는 어려움을 갖고 있다.
애초 올해 국채 발행 물량은 적자국채 19조7천억원을 포함해 74조3천억원이지만 30조원의 재원을 국채에 의존한다면 총 100조원 안팎으로 불어난다. 이 경우 국채시장이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는 '소화불량' 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우려된다.
또 애초 351조원으로 전망됐던 올해 국가부채는 380조원 안팎까지 증가하면서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35%를 웃돌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