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2009년 대졸 신입사원 규모를 5,500명으로 확정했습니다. 상반기에 2,100명을 뽑고 하반기에 3,400명을 뽑기로 했습니다. 이 인원은 사실 지난해 7,500명을 뽑은데 비해 2,000명 정도가 줄어든 규모입니다.
삼성측은 이 채용규모를 발표하면서 상당히 신중한 모습입니다. 최근 일자리 늘리기다, 청년실업 해소다...기업에 요구하는 사항이 상당히 많은데, '너네는 왜 작년보다 줄이냐?'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죠.
삼성은 지난주 계열사별로 필요 인원을 취합했습니다. 경제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계열사들도 충분한 인원을 공급해달라고 요구하긴 '뭐 했는지', 4천 명이 채 안되는 걸로 집계가 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예상되는 각종 비난 여론을 의식해 이보다는 늘리자... 이래서 5,500명으로 정했다고 삼성측은 설명했습니다.
청년 인턴십 제도도 도입해서 올해 2,000명을 인턴으로 선발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방학동안 운영해 오던 대학생 인턴도 4월 이후에 공고를 낸다고 밝혔습니다. 인턴은 영어시험은 없고 서류전형과 면접으로만, 여름방학때 1,000명을 뽑고 겨울방학엔 2,000명을 뽑겠다고 합니다.
LG그룹은 당초 대졸사원 채용규모를 3,000명 선으로 잡았다가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 홍보 영향인지 1,000명을 늘려 4,000명을 뽑기로 했습니다. 기능직 2,000명까지 하면 모두 6,000명 규모죠.
현대기아차도 1,000명을 추가해 모두 2,000명을 뽑기로 했습니다. 물론 삼성만 지난해 채용규모보다 적다는 사실을 밝혔을 뿐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예상보다 많이 뽑는다'는 식으로 발표를 했습니다.
어쨌거나 취업 준비생에겐 조금이나마 '위안'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업들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습니다. 예전엔 팍팍 '자르고', 그만큼 많이 뽑았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다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고용 유지' 부분입니다.
삼성과 LG 등 대기업은 CEO 들이 나서서 이미 '고용 유지'와 '인위적 감원은 없다'는 발표를 서둘러 해 온 상황입니다. 이러다 보니 자연감소분 외엔 인원을 억지로 늘린다는 게 현재 경제 상황에선 쉬운 일이 아니겠죠.
기업 관계자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그럼 대체 어디에다 새로뽑는 인원들을 채울 수 있나'라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외국에 나가 있는 현지 법인의 인원감축 내지는 자국 복귀가 하나의 '해답'이었습니다. 고환율에 외국에 있는 삼성, LG, 현대차 등은 큰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중국이나 동유럽 모두, 현지 기업들에서는 해고의 칼바람이 불고 있죠. 그 곳에 나가 있는 우리 기업들도 '현지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감원과 현지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중국 등에선 '노조'가 생기면서 단순 감원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환율 때문에 '싼 인건비'라는 메리트조차 없어지고 있습니다.
외국에 나간 우리 기업들이 다시 우리나라로 되돌아오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현지에 나가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다시 돌아오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지방자치단체장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양보다 질입니다. 채용 규모를 늘려 보이기 위해 홍보하는 기업들의 눈물겨운 노력도 가상합니다. 하지만, 기왕 뽑는 거 훌륭한 인재들을 충분히 확보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경기 회복기엔 분명 그들이 도약의 밑거름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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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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