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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엔 공공장소도 안전 사각지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성과 공개발표회

우리나라 여성들이 기차역이나 버스 터미널, 지하도, 대중 교통수단의 내부, 공원, 지하 주차장 등 공공장소가 불안하다고 느끼는 정도는 남성에 비해 훨씬 크며, 불안도는 야간에 훨씬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미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평등연구실 연구원은 10일 불광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08 기본과제 연구성과 공개발표회'에서 이 같은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장 연구원은 '여성에게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생활환경의 위험에 대한 남녀별 인식이 어느 정도로 차이가 나는지를 밝혔다.

그는 대상 공간을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 지하도, 택시,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공원 등으로 잡은 뒤 개별 공간에 대한 남녀의 안전 체감도를 대낮과 심야로 나눠 각각 제시했다.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정도를 5점 만점으로 했을 때 대낮에 아파트 단지에서 느끼는 안전 체감도가 3.649(남 3.703, 여 3.62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심야에 같은 공간에 대해 느끼는 안전도는 2.636(남 2.815, 여 2.547)으로 크게 낮아졌다.

지하주차장의 경우 대낮의 안전 체감도는 2.695(남 2.857, 여 2.614), 심야 1.916(남 2.083, 여 1.832)이며, 지하도는 대낮 3.032(남 3.116, 여 2.990), 심야 2.080(남 2.324, 여 1.957)으로 역시 주야의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택시는 대낮 3.222(남 3.370, 여 3.148), 심야 2.239(남 2.545, 여 2.086),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은 대낮 3.438(남 3.505, 여 3.405), 심야 2.471(남 2.725, 여 2.344)로 조사됐고, 공원은 대낮 2.688(남 2.783, 여 2.641), 심야 1.688(남 1.862, 여 1.601)로 조사됐다.

여성은 모든 공간에서 남성보다 점수가 낮았으며, 남녀 별 격차는 특히 심야에 더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공공장소에서조차 여성이 느끼는 불안감이 남성보다 훨씬 크며, 이런 불안감은 야간에 한층 가중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장 연구원은 또 '위험에 대한 주관적 인식의 성별 간 평균 비교'에서도 여성은 남성보다 위험에 대해 훨씬 더 민감하게 자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혼자서 택시 타기가 두렵다는 항목에 여성이 느끼는 위험도는 3.541로 2.258에 그친 남성보다 훨씬 높았고, 강도나 성폭행 등의 위협을 당할 때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할까 두렵다는 항목 역시 여성 3.787, 남성 2.803으로 차이가 컸다.

하지만 등하교길에 자녀가 유괴나 납치를 당할까봐 걱정된다(남 3.979, 여 4.096), 자녀가 음란물에 노출될까 걱정된다(남 4.048, 여 4.011) 등의 항목에서는 남녀의 응답이 엇비슷했다.

장 연구원은 "정부가 추진 중인 '여성이 안전한 사회 만들기'에서 다루고 있는 안전은 주로 가정폭력과 성폭력으로부터의 안전에 국한돼 있다"면서 "생활환경 속에서 여성에 대한 포괄적 안전 증진을 위해서는 일상생활이 이뤄지는 공간에서의 안전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위험에 대한 이 같은 남녀별 인식 차이는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성별에 따라 대책 방안도 다르게 강구돼야 함을 방증한다"면서 "지역별 여성 안전도를 수치화하고, 이에 따라 안전 인증을 해주는 등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9월24일-10월15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성인 남녀 1천200명(남 400명, 여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신뢰도는 95%, 오차는 ±2.8%이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서는 '여성인권 보장 및 차별해소를 위한 관련 법제', '한국 여성 건강 현황 및 정책방안', '여성결혼이민자를 위한 사회 서비스 현황과 정책과제', '주요국 여성정책 추진체계에 관한 연구'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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