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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CEO들 '불황기, 현장이 해답이다'

본사 사무실은 '텅텅'…아침식사도 현장에서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재계 CEO들이 현장을 집무실 삼아 위기 탈출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주요 그룹 CEO들은 국내 생산 현장은 물론 유럽과 미국 등 외국의 생산 현장까지 누비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직접 시장 상황을 챙기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올해 들어 외국 현장을 바쁘게 누비고 있다.

지난달 초 독일 출장에 나선 정 회장은 유럽 판매법인에서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공격적으로 판매 계획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하고서 곧장 러시아로 이동해 현지 법인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유럽 상황을 살펴본 지 한 달도 채 안 된 지난달 24일 3년 만에 미국 출장 비행기에 올랐다.

정 회장은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현대차, 기아차 미국판매법인과 디트로이트 연구소, 현대차 디자인센터, 기아차 디자인센터를 잇달아 방문하고서 앨라배마 공장 등을 둘러보며 미국 시장의 돌파구를 구상했다.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도 같은 기간 미국 조지아 공장 건설 현장 등을 둘러보고 26일 귀국했다.

이달에도 정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외국 순방에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참가해 호주 판매법인 등 현장을 둘러봤다.

전자업계 CEO들도 집무실보다는 현장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삼성전자는 속도를 강조하는 현장 경영 원칙을 세우고 1월 말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본사 인력 1천 400명 가운데 1천200명을 완제품(DMC)과 부품(DS) 부문 산하 사업 현장으로 내려 보냈다.

이윤우 부회장은 지난주 기흥사업장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현장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지성 사장을 비롯한 다른 CEO들도 수원을 비롯한 각 사업장에 근무하면서 현장을 챙기고 있다.

임직원들의 현장 전진배치로 생긴 빈 사무공간에는 그동안 남의 건물에 세들어살던 삼성 유관 조직들이 하나둘씩 입주중이다.

LG전자 남용 부회장은 지난달 중순 세계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참석차 출국한 뒤 2주일 동안 스페인, 두바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외국 시장을 직접 챙겼다.

하이닉스 김종갑 사장은 작년 11월부터 매달 2차례 이상 생산 현장과 연구소를 방문해 실무자들과 직접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고,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도 매주 2~3일, 한 달에 거의 절반가량을 파주와 구미 사업장을 찾고 있다.

지난달 27일 취임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집무실 책상에 앉아있을 여유가 없을 정도로 생산현장과 고객사, 원료공급사를 돌아보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주주총회 다음날이자 주말인 지난달 28일에는 포항과 광양 제철소 현장을 찾아 조업에 나선 직원들을 격려했다.

또 공식 첫 근무 일인 2일에는 헬기 편으로 후판 제품의 최대 고객사인 울산의 현대중공업과 거제의 삼성중공업 등 조선소를 각각 방문했다.

조선업계 CEO들에게는 현장이 집무실이다.

현대중공업 최길선 사장은 매일 오전 6시 울산 조선소에서 전 부서장 이상 중역들과 아침 식사를 함께한다.

최 사장은 600만㎡에 이르는 선박 건조시설을 돌아보고 일과를 시작한다.

올해 신년사에서 "현장이 강한 GS를 만들어 나가자"라고 당부했던 허창수 GS 회장은 지난달 13일 태국 방콕의 석유화학 플랜트 공장건설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현장 경영을 확대하고 있다.

건설업계 CEO들도 사업장을 챙기면서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올해 대표이사 사장 겸 최고경영자로 선임된 GS건설 허명수 사장은 최근 의정부 경전철 현장과 파주 LCD 환경설비현장 등을 방문하는 등 건설 현장을 찾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는 이달 들어서도 주말을 이용해 LIG대구사옥 신축 현장, 남천-청도 국도 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독려했다.

SK건설 윤석경 부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설 연휴를 이용해 태국, 쿠웨이트 등 외국 현장을 방문한 데 이어 최근에는 부산 고속철도 공사 현장, 해운대 SK뷰 등 주로 국내 현장을 돌며 직원들의 결속력을 다지는 스킨십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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