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돕는 분들을 만나서 '왜'냐고 물으면, 분명 이런 반응이 나올 겁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이 저를 행복하게 하니까요"라고요.
저는요 '누군가를 돕는 사람들'을 취재한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기사를 보신 많은 분들이 저를 통해서, 혹은 직접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주셔서 더욱 행복했습니다.
성북금우집수리 봉사단.
왜 하필 집수리 봉사단이냐고요?
이 분들이 한 달에 한 번,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집을 고쳐주는 봉사를 하고 있거든요.
주방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하는 봉사단 회장 이광철씨를 비롯해 봉사단원 모두 도배업, 전기배선 공사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분들입니다.
아참, 봉사단이 좋아서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집수리하는데 필요한 잡다한(?) 일을 담당하겠다고 자처한 분도 계셨습니다.
이렇게 생업하기에도 빠듯한 분들이 주말을 반납하고 모였지요.
서울 성북구 종암동의 쓰러지기 일보직전의 판자 집.
토요일은 내일 있을 공사를 위해 견적을 내러 가는 날입니다.
두 평 남짓 단칸방에는 올해 86살 박순길 할머니가 사십니다.
거동이 어려워 혼자서 화장실을 가시는 것도 힘든 할머니는이 쪽방에서 9년째 혼자 살고 있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입니다.
정부에서 받는 지원금이 할머니 생활비의 전부죠.
움직이기조차 힘든 할머니에게 이 쪽방은 말할 수 없이 불편한데도, 집을 수리하는 일은 엄두도 내기 어려웠을 겁니다.
할머니의 사정이 동사무소와 구청을 통해 알려지면서, 금우집수리봉사단이 '출동(?)'을 하게 됐죠.
9년 동안 살았던 세간은 작은 밥상과, TV, 낮은 책장이 전부였습니다.
너 덧 사람 서 있기도 버거운 공간에 봉사단원 십 여분이 왔다갔다 쉴 틈이 없이 움직이기를 8시간 남짓.
한 겨울 세찬 바람을 견디지 못하던 얇은 합판 벽은 두꺼운 방한벽으로 바뀌었고, 비가 올 때면 낙숫물을 받아야 했던 낡은 천장도 탄탄한 재질의 새 천장이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할머니가 조작하기엔 너무 불편한 전선 콘센트는 할머니 앉은 키 높이와 꼭 맞는 버튼 식으로 바뀌었죠.
칙칙한 색깔의 벽지는 화사한 꽃이 수놓인 벽으로 변신했습니다.
방에 들어선 할머니.
눈물이 말라버렸을 것 같은, 주름 가득한 눈가에 눈물이 고입니다.
고맙다고......고맙다고......
할머니 보다 더 기뻐하시는 봉사단원들. 하루 종일 허리 숙여 합판 자르느라, 벽지에 풀칠하느라, 뜯고, 자르고 붙이느라......
분명 몸은 편치 않으실 텐데, 표정만큼은 너무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 한 켠도 뻐근하게 저려옵니다.
봉사단과 함께 자리에 한 번도 앉지 못한 사람이 사실 또 있습니다.
이 멋진 분들을 더욱 멋지게 찍기 위해 한시도 쉬지 못한 영상기자와 오디오맨 친구입니다.
8시 뉴스시간이 빠듯한데, 6시가 넘어 끝나는 마무리 작업까지 찍어야 한다며 끝까지 자리를 지킨 김태훈 기자 덕분에 차근차근 마무리 공사까지 마친 모습까지 담아 방송할 수 있었습니다.
곁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하는 사람들... 행복한 취재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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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장선이 기자는 2007년 SBS에 입사한 새내기 기자입니다. 지난해 수습 기자로서 이천 냉동창고 화재, 숭례문 방화 사건 등 굵직한 경험을 쌓기도 했습니다. 사회2부 사건팀의 '신형엔진'으로 불리며 기대주로 활약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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