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3월 위기는 없다'는 게 우리 정부의 공식 설명이긴 합니다만, 금융시장 돌아가는 게 심상치가 않습니다.
경제부 박민하 기자와 함께 금융시장 동향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 기자, 지금 제일 큰 문제는 역시 환율 아니겠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왜 이렇게 치솟고 있는 겁니까?
<기자>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를 찾는 수요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실 미국 정부가 자국 경제를 살려보겠다며 엄청난 규모의 달러를 풀고 있어서 달러 가치는 떨어져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동유럽 국가의 부도 가능성에 이어 미국 은행의 국유화 소식까지 들리자 세계 각국에서 너도나도 주식 등을 팔고 있는데 투자했던 자산을 팔면서, 그래도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달러로 바꿔놓으려는 수요가 많은 겁니다.
국내 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이 주식을 내다 파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네, 달러가 가장 안전하다고 하는게 아이러니 하게 느껴지긴 합니다만 어째든 한국 경제를 믿지 못하겠다는 외부의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 아니겠습니까?
<기자>
갚아야 할 단기외채가 외환보유액에 버금간다는 그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외신들이 이런 주장을 펴면서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의 경우 1년 내에 만기가 되는 유동 외채가 1940억 달러 수준이라면서 외채 문제가 안심하기 이르다고 주장하는데요.
이는 은행이나 기업 등 민간 부문이 외채를 갚을 능력이 전혀 없다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입니다.
정부는 은행들의 외채 만기연장이 순조롭고, 올해 경상수지 흑자도 130억 달러로 예상되는 만큼 기우라고 반박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풀어서 환율 폭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는 없는 것니까?
<기자>
2,000억 달러 넘게 실탄을 쌓아놓고 있지만 당장 풀기가 곤란한 게 사실입니다.
금융 경색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종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외환보유액 2,000억 달러가 허물어진다면 시장에 더 큰 불안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시장 개입을 하더라도 강하게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정부로서도 당분간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에 세금 혜택을 준다든가 하는 방법으로 달러 공급 측면을 보완하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흐름을 좀 더 지켜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자 지금까지 박 기자의 설명을 종합해보면요, 3월 위기설이 완전히 허황된 이야기다, 이렇게 볼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기자>
사실 3월 위기설은 결산을 맞는 일본계 자금의 회수설에서 비롯된 것인데요.
정작 위기의 신호는 미국과 동유럽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환율 급등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 투자 자금의 손절매를 낳아 주가를 떨어뜨리고, 이게 다시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습니다.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을 수출에 활용해야 된다는 식의 안이한 대응보다는 상승 속도를 조절하는 정책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환율이나 실물 경기 지표나 모두 11년 전 외환위기 상황과 비슷한 만큼 위기다 아니다,하는 논쟁보다 위기 상황에 걸맞는 비상 대책 수립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