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 외출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서는 이상욱 씨.
[이상욱/41세 : 제가 지금 출근하는 길이거든요. 남들보다 조금 늦게 출근합니다.]
대한민국 한 가정의 가장으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그의 오늘을 만나본다.
삼청동에 있는 도서관 앞 골목.
이곳에 한 평 남짓한 닭꼬치집이 바로 이상욱 씨의 일터다.
항상 즐겁게 일하기에 그의 닭꼬치집에서는 콧노래가 끊이지 않는다.
날씨에 따라서 변동이 있긴 하지만 그가 보통 하루에 준비하는 닭꼬치 양은 200~500개 정도라고.
[삶으니까 조리니까 깔끔 담백하고요. 칼로리가 훨씬 낮겠죠.]
[사장님이 너무 붙임성 있으시고요. 재밌고, 목소리도 좋은 것 같아요. 저 앞까지 다 들려요.]
이렇게 가게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 데는 그만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데.
[(처음에) 창업을 하려니까 막막하더라고요. 그래서 창업스쿨을 통해서 여러 가지 창업 전반에 관 해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나름대로 전문서적 보게 됐고요. 또 소스도 이것저것 만들어 보고 시행착오를 여러번 겪으면서 성공이라 하기엔 좀 그렇지만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장사가 잘 되는 오후시간.
정신없이 일하던 이상욱 씨에게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아빠 나 왔어요.) 어서 와. 저희 아이들이에요. 얘가 큰 아들이고 요. 얘가 둘째 아들이에요.]
바로 예찬이와 예성이가 찾아온 것.
방학이라 아빠가게를 종종 찾는 아이들이다.
[닭다리살로 만든 허브샤브닭꼬치! 맛있게 조려진 걸로.]
아이들에게도 특유의 재미난 설명은 빠지지 않는다.
집에서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 아빠가 아이들은 마냥 신기한 모양이다.
[이예성/8세, 작은아들 : 아빠가 이야기할 때 재밌어요.]
광고업계에서 잘나가는 포토그래퍼였던 이상욱 씨.
그랬던 그가 장사를 시작하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하는데.
[둘째 예성이가 좀 아프거든요. 그래서 직장생활을 접게 됐고요. 시간적인 여유가 좀 필요해서 이 일을 하게 됐습니다.]
그의 인생을 바꿔 놓은 이유는 바로 여덟살 난 아들 예성이다.
3년 전 예성이에게 희귀난치성질환인 소아류마티스 관절염이 발견 되면서 많은 시간을 아이와 보내기 위해 장사를 시작한 이상욱 씨.
처음 아이의 병을 접했을 때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부모로서 제가 무슨 잘못을 한 게 없을까. 나 때문에 아이가 아픈 건가? 그런 생각도 하게 됐고요. 병에 대해서 공부할수록 이 병이 정말 어려운 병이구나.그런 마음이 들어서 암담하기도 했고요.]
처음엔 치료약도 없고, 원인도 불분명한 아이의 병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상욱 씨는 그저 답답한 마음뿐.
하지만 이제는 현실을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다.
[예성이를 우리 집에 보내신 건 분명히 우리 집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에 보내셨다고 생각하고요. 아픈 아이들이 집에 있으면 가정이 힘들고 우울해질 수도 있지만 저희는 예성이 볼 대마다 예쁘고 귀엽고 감사합니다.]
쉬는 날을 이용해 예성이와 병원을 찾은 이상욱 씨.
평생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 병이기에 예성이는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는다.
[예성이 정기검사인데요. 정기적으로 와서 혈액 검사 하고요.]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됐건만 상욱 씨는 혹시나 상태가 악화된 건 아닐까 올 때 마다 마음을 졸인다.
[어젯밤에 좀 아프다고 그래서 걱정이 되는데요. 요즘에 밤에 잠을 잘 못자고 아프다고 해서 오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걱정이 좀 되네요.]
[ (여기 아파 안 아파? 여기 안 아프지?) 네. (여기는?) 안 아파요.]
[좋습니다. 예성이 내려와 앉아.]
[예성이 관절은 좋아요. 요즘 약을 등한시해서 먹 었는지 혈관에 염증이 조금 있어요. 아플 때 약 좀 먹여요. 예성이 초등학교 들어간 거 축하해. (감사합니다.)]
[김광남 교수/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 예성이 같은 경우에는 소수성 류마티스 관절염이 었거든요. 발목이 많이 아팠는데 큰 변화는 없었 고요. 다만 초음파 상에 관절에 물이 조금 차 있었거든요. 그것도 이후에는 다 회복이 됐어요.]
[보통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어린 나이에도 관절 염이 왔나 하시는데, (소수성 류마티스 관절염이) 제일 많은 것이 1~5살 사이예요. 예성이는 소수성 류마티스 관절염이었는데 지금 치료 경과가 좋고, 관절의 변화 없이 잘 크고 있습니다.]
무사히 검사를 마치고 나오는 두 사람, 여느 때 보다 더욱 밝은 얼굴인데.
[오늘 걱정했던 것보다 결과가 좋게 나와서요. 예성이랑 오랜만에 바람 좀 쐬러 가볼까 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뜀뛰기를 좋아하는 예성이를 위해 근처 공원을 들른 상욱 씨.
확 트인 곳으로 오자 기분이 좋아진 두 사람이다.
아프다는 것 때문에 혹여 아이가 위축이 될까 걱정스러웠던 상욱 씨.
하지만, 그늘 없이 밝고 씩씩하게 잘 자라주는 예성이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아빠한테 피아노 가르쳐줘서 아빠랑 같이 피아노 치고 싶어.) 아빠랑 같이 피아노 치는 거? 아빠 연습 많이 해야겠는데. 약속!]
예성이와 함께 미래를 그리게 된 상욱 씨.
그날까지 예성이가 지금처럼만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게 해달라고 상욱 씨는 마음을 다해 기도한다.
맛있는 냄새가 집안 가득.
상욱 씨가 요리솜씨를 한껏 발휘하는데.
[예성이 오늘 입학 축하기념으로 조촐한 파티 하려고요.]
저녁이 되자 퇴근해 집에 돌아온 예성이 엄마 혜숙 씨.
[어서 와. (준비 잘하고 있었어?)]
[간이 맞나 모르겠네.]
옆에서 묵묵히 도와주는 남편이 있어 혜숙 씨는 늘 든든하다.
[방혜숙/이성욱 씨 부인 : 맛있네.]
온 가족이 함께하는 저녁식사 시간 아이들도 상차리기에 고사리 손을 보탠다.
[예성이가 입학하니까 예찬이네 학교에 이제 입학하게 됐잖아. 같이 학교에 다니게 됐는데 어때 기분이? (찜찜해요.) 찜찜하데요. (왜 찜찜해?) 찜찜한 건 내가 사고를 많이 쳐가지고.]
갑작스레 찾아온 아픔.
하지만 가족들은 아픔을 딛고 사랑을 담아 예성이의 밝은 내일을 함께 기도한다.
[희망이요? 저는 희망이 배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주어진 배역은 닭꼬치를 파는 나무꾼이죠.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 아이들의 아빠로 저한테 주어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겁니다. 그 배역을 열심히 충실히 하다 보면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요? 여러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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