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6일 의회에 개요를 보고한 2010 회계연도 예산안이 공화당의 큰 반발에 부닥치면서 시작부터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처음 편성되는 이번 예산안은 향후 오바마 행정부의 중점 정책추진 목표를 확인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3조5천500억달러 규모의 이번 예산안 보고를 통해 10년간 6천340억달러가 투입되는 의료보험 지원 계획을 밝히면서 재원 마련을 위해 연간소득 25만달러 이상의 부유층에 대한 증세 방침을 밝혔다.
또 자신의 대선 공약이던 에너지, 교육 분야 등에서의 지출 확대 방침도 확인했다.
온라인 경제전문 매체인 마켓워치는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올리고 의료보험과 에너지, 교육 분야에서 정부 개입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방향 전환(Shift)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 8년간의 부시 행정부 시절 줄곧 감세 기조를 유지해 왔던 공화당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공화당은 부유층 등에 대한 증세안을 '일자리 죽이기' 계획이라고 비난하면서 민주당과의 이념적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특히 '큰 정부(Big government)' 논란까지 다시 시작되고 있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존 베이너 의원은 "큰 정부의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면서 "민주당이 국민에게 큰 정부 유지를 위해 돈을 대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0여년 전 "큰 정부의 시대는 종료됐다"고 선언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새 예산안을 통해 이를 다시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공화당은 25만달러 이상 고소득자의 절반 가량은 중소기업인들로, 이들에 대한 증세는 결국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계에서도 '큰 정부' 회귀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메릴랜드대 피터 모리치 교수는 "큰 정부는 큰 정부와 고실업만을 낳는다는 힘든 경험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었다"면서 "새로운 시대에 70년대식 해법은 작동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전임 부시 행정부가 세금은 깎으면서 예산 지출의 우선 순위를 무시했다고 비판하면서 전반적으로 이번 예산안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난 2004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낸 존 케리 상원의원은 "우리나라가 어디에 서 있는지에 대한 냉정하고 정직한 평가로, 예산을 우리의 우선 순위에 맞추려는 과감하고도 현실적인 계획"이라고 공화당의 비판을 반박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마침내 미국의 가치가 담긴 예산안이 나왔다고 환영하면서 이는 대통령이 약속한 미래의 청사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침체기에 세금을 더 거둬 지출을 늘리려는 오바마 행정부의 첫 예산안에 대해 정치적 도박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가를 재건하기 위한 도박이라고 평가했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은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과의 기나긴 피투성이의 전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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