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25일 미디어법안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기습상정으로 지난 연말처럼 국회 파행사태가 장기화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차 입법전쟁'이 지난 '1차 입법전쟁' 때와 유사한 과정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긴장 고조 → 쟁점법안의 한나라당 상임위 단독 상정 → 여야간 극한 대치 및 국회 파행'이라는 패턴의 반복이다.
한나라당의 새해예산안 처리 강행으로 여야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던 차에 12월18일 집권여당의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의 외교통상통일위 단독상정으로 폭발한 게 작년말 상황이었다.
2월 국회에서도 지난 19일 이후 미디어법안 상정 및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완만한 갈등 곡선을 그리다 미디어법안 기습상정은 여야가 서로 등을 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1개 상임위에서의 대치가 민주당의 '상임위 활동 거부'에 이어 국회 파행, 정국 급랭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하지만 지난 연말.연초 여야간 대치가 '폭력사태'로 규정됐고 이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확산됐다는 점을 여야 모두 뼈저리게 체감, 구체적인 양상에서는 상당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당시 외통위 사태는 대형 망치와 소화기가 동원된데 이어 같은 동료 의원간 고소.고발로 이어지는 '폭력'으로 점철됐지만 이번 문방위에서는 밀고당기기만 있었을 뿐이다.
민주당의 경우에도 외통위에서의 단독상정 직후 문방위, 행안위 회의실 뿐아니라 본회의장을 점거, 법안처리 가능성을 철저히 봉쇄했지만, 이번에는 문방위 회의실 점거에만 나섰다.
지난해 폭력사태 이후 국회사무처가 본회의장 등 각 회의실 점거를 원천 봉쇄하기 위개 시건장치를 새롭게 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민주당이 충돌 여지를 대폭 줄이기로 전략을 설정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은 이날 일부 상임위 활동의 실력저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 과정에서의 충돌도 예상된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의 변화도 주목된다.
1차 입법전쟁에서 '완패'했다는 인식이 그 기저에 있다. 당시 외통위에서의 한미FTA 비준안 상정은 박 진 외통위원장의 독자적 결심이 한몫했지만, 이번 고흥길 문방위원장의 미디어법안 상정은 한나라당의 치밀한 '팀플레이'의 결과다.
2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법안을 반드시 상정한다는 목표 아래 당 지도부가 '상정 D-데이'를 정하는 동시에 사전에 상정 계획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양동작전'을 쓴 점에서도 그렇다.
또한 한나라당과 김형오 국회의장과의 관계도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 연말.연초의 경우 '여당 출신 국회의장이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팽배했지만 한나라당과 김 의장의 입장이 달랐다. 소통 부재로 직권상정이 이뤄지지 못한 것.
그러나 이번 국회에서 직권상정을 통한 본회의 처리를 염두에 둔 한나라당과 김 의장의 '화음'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가 작년말과 달리 김 의장에게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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