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에 있던 지난 해 한 후배가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의 해안도로 직선구간에서 매주 목요일 밤이면 '드래그 레이스(직선도로를 가장 빨리 달리는 차가 승리하는 자동차경주)'를 벌이는 모습을 취재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좋은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가질 법한 '질주 본능'을 마음껏 발산하고 싶은 것도 이해는 가지만 주변의 주민들이 밤마다 소음피해는 물론 사고 위협까지 느낀다는 점에서 무분별한 젊은 혈기에 경종을 울리는 내용이었는데요, 사실 그렇게 밤마다 굉음을 울리며 달리는 사람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경주 장소가 바로 '활주로'입니다. 넓고 평탄하고, 끝날 때 까지는 앞에 거칠 것이 없는 잘 닦인 아스팔트도로가 바로 활주로니까요.
활주로는 당연히 그 목적이 항공기의 이착륙을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 활주로를 주름잡는 것은 항공기라기 보다는 다양한 지원차량입니다.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 같은 민간공항에 가 보면 급유, 정비, 보급 등등 다양한 목적을 띤 다양한 차들이 바쁘게 활주로와 그 '주변'을 돌아다니죠. 물론 거대한 항공기가 빈번히 오가는 곳이기 때문에 활주로를 다니는 이른바 '특수차량'에게는 제한이 꽤 많은 듯 합니다. 속도 제한도 일반 도로에 비해 엄하고, 항공기의 주행 방향과 교차-즉, 활주로 방향과 직교-하게 다닐 수 없고, 특수한 차량은 특수한 루트만 이용해야 하는 등등...언젠가 공항 활주로를 미속 촬영한 화면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도 활주로를 달리는 차량들은 마치 바닥에 레일이라도 박힌 듯 전차처럼 일정한 길로 다니고 있었습니다.
서두가 길었는데요, 앞으로 한 달 동안 공군 15혼성비행단과 20전투비행단 활주로에서는 사진과 같은 귀여운 '전기 자동차'가 활주로를 누빕니다. 공군 비행단은 활주로는 물론 일반 지역도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있고, 비행단 내 일반도로는 제한속도가 시속 40km, 활주로 주변은 25km인 것을 감안하면 최고 속도가 시속 50km인 전기자동차는 이동에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것이 공군의 판단입니다. 1회 4시간 충전으로 1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고 왼쪽의 회색 차량의 경우 탑승인원도 (보기와는 다르게) 6명이나 됩니다. 공군은 한 달 소형차 유지비의 1/20 수준으로 유지비도 대폭 낮출 수 있어 에너지 절약과 유지비용 절감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공군은 4주간 전기자동차 운용의 적절성, 경제적 효과, 주행 요건별 충족성 등을 중점분석해 도입여부를 검토하고, 도입결정시에 필요한 작전요구성능 기준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속도도 빠르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요즘 화두인 '녹색성장'에도 걸맞는 전기자동차가 실제로 공군 비행단의 구석구석을 누비는 모습을 보게 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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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정치부에서 국방부를 출입하고 있는 유성재 기자는 2001년 SBS에 입사해 정보통신부 출입기자와 인터넷뉴스팀 기자를 거쳐 사회2부 경찰기자팀의 부팀장격인 '바이스캡'으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IT분야에도 전문성을 가진 유기자는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현장의 모습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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