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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무설탕'의 유혹

설탕 대신 무엇이 들었을까요?

체중조절, 웰빙, 건강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아무래도 '무설탕', '저칼로리', '무가당' 제품에 손이 가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살도 안 찌고 건강에도 좋겠지' 라는 생각은 꼭 맞지는 않습니다.

1. 설탕 대신 액상과당을

                  

우선 '무설탕' 또는 '설탕을 줄였다'고 하는 먹을거리에는 설탕 대신 '액상과당'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탕을 넣지 않았으니, '無설탕' 이라는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액상과당이나 설탕이나, 당질이기는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알고나면 웬지 속은 기분이죠. ^^

옥수수에서 추출한 '액상과당'은 설탕보다 강한 단맛을 내지만, 거부감 없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특성이 있습니다.

가격도 설탕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음료수나 과자 등에 단맛을 내기 위해 쓰입니다.

액상과당의 열량은 설탕과 같지만, 포만감이 적고, 입맛을 자극하기 때문에 더 많이 먹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단당류인 과당은 먹자마자 간으로 와서 지방으로 변하기 때문에 간에 부담을 주게 된다고 합니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당뇨나 비만, 지방간 등의 질환을 가진 사람에게는 똑같은 칼로리라도 오히려 설탕보다 나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분비내과 의사는 이것을 설명하면서 '과당을 먹어보면 아주 달고 맛있거든요. 달콤한 것은 몸에 안 좋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라고 명쾌하게 정리해 줬습니다.

과일에 들어있는 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체 당도가 높고 바로 간에서 저장되기 때문에 흔히 '다이어트 중에 과일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는 말이 맞는 셈이죠.(무가당 주스 역시 설탕 넣은 주스와 비교하면, 당도 면에서는 거의 같습니다. 잘 살펴보면, 무가당 오렌지 주스 한 잔의 열량이 의외로 높은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답니다.)

2. 칼로리 제로(0)의 비결은 인공감미료

                  

한편 어떤 제품들은 단 맛이 나면서도 칼로리가 절반, 또는 0 이라고 광고합니다. 반가운 마음이 들면서도, 어떻게 가능한가 궁금증이 생깁니다.

그 비결은 바로 설탕 대신 첨가하는 '인공감미료'입니다.

아스파탐이나 수크랄로스, 사카린나트륨, 아세설팜칼륨 같은 것인데 설탕보다 최고 600배의 단 맛을 내기 때문에 극소량만 써도 됩니다.

칼로리가 거의 없기 때문에 비만이나 당뇨 환자들에게는 필요한 물질입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많이 먹으면 설사나 위장장애, 신경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단기간에 고농도의 물질을 주입해서 얻은 동물실험 결과이기 때문에 유난히 과자나 저칼로리 제품을 많이 먹는 사람이 아니라면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소화, 또는 자정(해독)하는 능력이 어른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시켜야 합니다.

몸무게가 38kg인 10살 어린이의 경우 하루 섭취하도록 허용된 '아스파탐' 의 양은 1.6g 으로 보통 크기의 사탕 봉지 다섯 개 정도의 양입니다.

웬만한 아이라면, 이 정도로 많은 사탕을 하루에 다 먹을 리는 없겠지만 과자나 음료수 등 다른 음식에도 감미료가 들어있는 점을 감안하셔야겠습니다.

최근 식약청 조사 결과에서도, 과자류를 즐겨먹는12세 이하 어린이들은 인공감미료 섭취량이 국민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액상과당이나 인공감미료를 무조건 먹으면 안 된다, 는 메시지가 아니라 저칼로리, 무설탕, 무가당... 이런 말에 무조건 끌려 식품을 선택하지 말고,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 지 등을 꼼꼼히 살펴보자는 뜻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식품 첨가물에 대해 3주 연속 방송을 하면서 관련 책들을 사다 읽었더니 '정말 먹을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존의 책이나 방송들이 다소 과장된 부분이 없지 않지만, 사실 그동안 몰랐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된 건 사실이고 간과하기 쉬운 식품 성분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린 역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드라이 하게' 전하려 하고 있습니다. 방송을 시작한 이후로는 저도 식품의 성분 표시를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

이번주(3/1 방송) 에는 오랜만에 '식품' 분야를 떠나 <황사의 경제학>(가제) 에 대해서 다룰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남정민 기자는 일요일 아침의 <선데이뉴스 플러스>에서 '남정민 기자의 소비자 리포트'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백화점과 할인점을 누비며 만나는 알짜 생활정보들과 소비자들이 꼭 조심해야할 함정을 여기자 특유의 꼼꼼한 시각으로 전해줍니다. 2002년 SBS 공채로 입사한 남기자는 해맑은 감성과 외모로 개인 블로그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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