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제안에 따라 지난 3일 노동자, 기업, 민간단체 및 정부 대표로 구성돼 출범한 '노사민정' 비상대책회의는 23일 합의문을 도출할 때까지 적지 않은 산고를 겪었다.
대책회의는 지난 20일 동안 8차례 실무협의와 2차례의 부대표급 회의, 1차례 공개토론회, 1박2일 합숙 워크숍, 2차례의 대표자 회의를 열었고, 진통이 본격화한 것은 협상이 막판으로 접어들면서부터다.
지난 17일 열린 6차 실무회의에서 노측 대표로 나선 한국노총 협상자들이 정부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하면서 전원 퇴장하는 사태가 불거진 것.
이로 인해 23일을 시한으로 잡았던 합의문 도출이 무산될 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노총은 "31조9천억원의 재정지원이 필요한 우리 요구안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뚜렷한 대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는 논의의 진전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태는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면담하고 실무협의에 참석해 온 기재부 사무관이 교체되면서 하루 만에 진정됐다.
그러나 정부의 예산배정 확약과 일자리 나누기를 위한 임금동결·삭감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했다.
노사민정의 주요 대표자가 22일 긴급회동을 통해 핵심사안을 논의했음에도 합의 선포식이 예정된 23일 오전까지도 합의문 가결 여부가 불투명했다.
한국노총이 전체 대표자 회의의 두 시간 전인 오전 8시까지 산별노조 대표자 회의를 별도로 열어 합의 참여 여부를 재검토할 지를 놓고 논쟁을 벌인 것.
장석춘 위원장은 이 회의에서 진땀을 빼다가 노사민정 대표자 회의에 40분이나 지각했다.
임금삭감과 파업자제 등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합의문에서 양보할 수는 없다는 내부의 반발이 워낙 거셌기 때문이다.
전체 대표자 회의에서도 격론이 오간 끝에 합의문 초안에서 '임금동결·반납·감축(절감)'으로 바뀐 '임금삭감' 표현은 대표자 회의에서 '경영여건에 따라 임금동결·반납 또는 절감'으로 확정됐다.
장 위원장은 "임금삭감이라는 표현은 민감해서 함부로 쓸 수 없는 말"이라며 "분명히 경영여건이라는 말이 앞에 들어간다. 경영여건이 어려운 사업장에 대해 임금이 동결되고 임시로 반납될 수 있다는 것이고 일자리를 나누기할 때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경예산의 반영액을 합의문에 명기하자는 노측의 주장을 놓고는 현재 추경예산이 편성단계이고 예산 규모도 경제 상황에 따라 노측이 요구한 31조9천억원을 상회할 수 있다는 정부 측의 설득에 따라 자연스럽게 타협이 이뤄졌다.
(서울=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