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에서 복권에 푹 빠진 마을친목회 총무가 복권 구입으로 회비를 모두 탕진, 20년 이상 지속된 주민들의 우애에 종지부를 찍게 된 사건이 발생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춘천경찰서는 23일 동네 주민들과 함께 결성한 2개 친목회에서 총무 역할을 맡아 회비 3천900여만 원을 관리하던 중 이를 복권 구입에 모두 써버리고 달아난 혐의(업무상 횡령)로 함모(57) 씨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친목회는 초등학교 동창 등 한 지역에 살면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주축이 돼 1981~1982년께 만들어졌으며 함 씨는 직장에서 퇴직한 2007년 초 친목회 총무를 맡게 됐다.
당초 회원들의 경조사에 대비해 걷기 시작한 회비는 해가 거듭될수록 차곡차곡 쌓여 그가 총무를 맡을 무렵 3천900만원에 달했고 돈이 더 모이면 부부동반으로 여행을 떠나자며 회원들의 꿈도 부풀어갔다.
그러나 재개발 붐이 일면서 함 씨가 기획부동산에 손을 댄 것이 화근이었다.
무등록 부동산중개업으로 크게 손해를 본 함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스포츠복권을 구입했고 5만원짜리 복권이 200만원에 당첨되자 1주일에 300만∼400만원씩을 복권 구입에 탕진했다.
결국 돈이 떨어진 함 씨는 친목회비에까지 손을 뻗치게 됐고 지난해 6월께 한 회원에게 "스포츠복권을 사는 데 회비를 몽땅 써버렸다"고 털어놓은 뒤 종적을 감춘 지 반년만에 검거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함 씨가 조사 과정에서 "한 식구들처럼 지냈던 회원들에게 미안하고 후회스러울 따름"이라고 밝혔으며, 그는 초반에 당첨금을 탄 뒤 마구 복권을 사들이다가 중독에까지 이르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춘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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