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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곳 가시길.." 추도미사서 기원

지난 16일 선종한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의 추도미사가 열린 22일 서울 명동성당에는 미사 집전 3시간 전부터 김 추기경의 영면을 기원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정진석 추기경이 집전한 추도 미사에는 천주교 신자 1천400여명이 참석해 대성전을 꽉 채웠고, 자리가 없어 대성전으로 들어가지 못한 1천400여명은 꼬스트홀과 마당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함께 미사를 드렸다.

신자들은 지난 6일간 김 추기경의 선종에 대한 모든 슬픔을 쏟아낸 듯 이날은 대부분 한층 담담한 표정으로 기도를 드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추도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2시간 반을 기다렸다는 허정숙(60.여)씨는 "장례미사 때 몸살이 나서 못 나왔는데, 아픈 내내 추기경님의 미소를 생각했다"며 "오늘 아침에 눈을 뜬뒤 발걸음이 저절로 명동성당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오후 전북 익산에서 김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하러 상경했다는 강정애(71.여)씨는 "김 추기경님이 돌아가셔서 슬프기도 하지만 좋은 곳으로 가시니까 기분이 좋다"며 김 추기경의 안식을 기원했다.

김 추기경과 함께 동성상업학교를 다녔다는 윤원섭(87)씨는 성당 언덕길에 걸려있는 김 추기경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학창시절 추기경에 대한 기억을 풀어냈다.

윤씨는 "나는 학교에서 야구 대표선수였고, 김 추기경은 농구 대표선수였다"며 "재능이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노력파'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비가 오는 날이든 언제든 틈만 나면 학교에서 농구를 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윤씨는 "훌륭한 사람이 돌아가셔서 슬프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며 "나도 얼마 안 있으면 갈 사람인데 같은 동기는 많은 이의 추도를 받고 가지 않느냐"며 얼굴에 애잔한 미소를 떠올렸다.

이름 대신 세례명을 밝힌 서마리아(47.여)씨는 "생전에 추기경님을 못 봬 아쉬웠는데 추기경을 위해 작은 기도라도 드리기 위해 나왔다"며 "선종을 통해 사람들에게 서로 사랑하고 가난한 이들을 보살피라는 메시지를 남겨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은 또 생전의 김 추기경을 마음에 그리듯 눈을 감고 "편히 가소서...편히 가소서"를 차분히 되뇌다 스크린을 통해 김 추기경의 생전 모습과 육성이 흘러나오자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순이(55.여)씨는 "이렇게 갑자기 하늘로 떠나셔서 슬프고 섭섭하다. 하늘에 가셔서도 우리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기도드렸다"며 눈가에 고인 눈물을 닦아냈다.

한편 이날 서울대교구 측은 김 추기경의 얼굴 사진이 담긴 열쇠고리 3천여개와 김 추기경의 메시지가 담긴 카드 수천 장을 신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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