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고 김수환 추기경은 인위적인 생명연장을 거부하고 평화로운 죽음을 맞았습니다. 김 추기경의 선종을 계기로 '평화로운 죽음' 이른바 '웰 다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한 대학병원 호스피스 센터입니다.
지난해 말기암 진단을 받은 김 씨와 가족들이 차분히 죽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순/말기암환자 가족 : 보내드리는 저희도 더 계시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어머니 본인은 이제 편안하게 돌아가실 때라고….]
평화롭게 눈을 감기 위해서는 죽음을 인정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의료현장의 현실은 많이 다릅니다.
우리나라 암환자 중 임종 6개월까지 적극적인 항암제 치료를 받는 비율은 94.6%로 미국과 비교할 때 3배 높습니다.
2조가 넘는 암치료 비용 중 30% 이상이 마지막 한 달 동안 사용됐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염창환/강남성모병원 완화의학과 교수 : 우리나라의 경우는 사전의사결정제도가 없기 때문에 임종 순간이 왔을 때 가족들에 의해서 결정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보호자분들은 치료를 포기하게 되면 그게 불효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적을 바라는 가족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환자의 고통을 더하는 것은 아닌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최상옥/강남성모병원 호스피스센터 간호팀장 : 이제 환자나 가족이 또 죽음의 과정을 이해하면서 받아들이는, 서로 용서하고 용서 받는 화해의 장이 이루어졌을 때 환자분들이 굉장히 편안해 하고….]
죽음이 임박한 내 가족이 1분 1초라도 더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사랑입니다. 하지만, 고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은 사랑뿐만 아니라 평화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