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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승룡 신부 "추기경과의 마지막 10년"

<8뉴스>

<앵커>

故 김수환 추기경은 지난 98년 은퇴 후, 선종 전까지 혜화동 주교관에서 살았습니다. 그 마지막 10년을 함께했던, 후배 사제이자 동료로서 장례미사 고별사를 했던 최승룡 신부를 만났습니다.

이주형 기자의 주말 인터뷰입니다.

<기자>

막 하관식을 마치고 온 칠순의 신부는 담담하게 김수환 추기경과의 첫 인연을 더듬었습니다.

1968년 추기경이 마산에서 올라와 연고도 없던 서울대교구장에 취임할 때입니다.

[최승룡 신부/전 가톨릭대 총장 : 처음에 경상도에서 올라오셔가지고 외로우실 때 저녁 때 찾아가면 야, 이거 정말 못해먹겠다 그런 말씀도 하시고.]

지방 작은 교구 출신으로 힘들고 외로웠던 추기경, 그리고 그를 보필했던 갓 서른의 젊은 신부, 그 후 30년의 성상을 넘어 두 사람은 노년을 함께 추스르는 한 집 식구가 됐습니다.

은퇴한 사제들이 머무는 혜화동 주교관에서 였습니다.

[최승룡 신부/전 가톨릭대 총장 : 뭐 우린 동거죠. 추기경님도 열다섯명 중에 하나로 공동생활하셔야하고 공동식당와서 잡수셔야하고 뭐 같이 산책도 하고.]

[최승룡 신부/전 가톨릭대 총장 : (추기경님이 좋아하시는 것, 그리고 좀 피하시는 거가 혹시?) 딱히 좋아하시는것도 없고 싫어하시는 표정도 드러내는걸 거의 없고 그래서 음식도 특별히 좋아하시는 것보다는 살기 위해서 잡수시는 정도의 모습만 봤으니까요. 야 이거 참 맛있다~ 이런 말씀을 해 보신 적이 없으시죠.]

하지만 아랫사람한테는 친필로 편지를 보내고 직접 생일축하 전화를 걸 정도로 다정한 선배요, 어른이었습니다.

[최승룡 신부/전 가톨릭대 총장 : 그런데 옛날에 돌리는 전화기있잖아요 그걸 꼭 직접 돌리셔서 전화를 거셨어요. 받았을때 "나 추기경인데. 야 니가 추기경이면 나는 교황이다" 이런 실언을 한 사람이 있을 정도로… 그 분의 성품에 감염되는거죠.]

정치인들은 그들이 필요할 때마다 추기경을 찾았는데, 추기경은 뒷말이 없었습니다.

[최승룡 신부/전 가톨릭대 총장 : "오늘 아무개가 와서 이렇게 했어" 해야 마땅한데 재밌는 것도 있을 것 같고..  거기에 대해선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요.]

마지막까지 추기경과 동행했던 최 신부가 도저히 떠나 보낼 수 없었던 것은 바로 겸손에서 배어나오는 그 미소였습니다.

[최승룡 신부/전 가톨릭대 총장 : 그 분의 웃는 모습이 참 좋아요. 뭐 바보 웃음이라고..허허.. 평일에 30명 정도가 장기 기증을 하다가 150명 기증했다고 그러죠? 그래서 그 바보 웃음 덕에 여러 사람이 덕을 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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