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필요 없습니다. 시신이라도 찾아가겠습니다"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의 4번째 피해자 중국 동포 김모(37) 씨의 어머니(65)는 16일 오후 수원지검 안산지청에서 만나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한국에 들어가 목돈을 벌어 어머니를 편히 모시겠다던 딸이 2년여 동안 아무 소식 없더니 느닷없이 연쇄살인범에게 피살됐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씨의 시신은 화성시 마도면 고모리 염전 매립지에 암매장됐는데 그 후 골프장이 조성돼 시신도 못찾고 있다.
"우리 딸은 늙은 나를 봉양한다고 식당 주방일에서부터 옷가게까지 안 해본 것 없이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 착한 딸을 누가 왜 죽였습니까"라며 어머니는 울부짖었다.
어머니 김 씨는 "가슴이 찢어집니다. 내 딸 이국땅에서 이렇게 살해당할지 꿈에도 생각못했습니다. 시신도 못찾고 어떻게 돌아갑니까. 딸이 묻혔다는 골프장에라도 가봐야죠"라며 발길을 재촉했다.
김 씨의 제부(56)는 "가족들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납치된 것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간혹 납치돼 2-3년동안 다른 남자들과 살다 중국으로 돌아온 경우도 있어서 그런 줄로만 알았습니다"라며 "아직 죽었는지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김씨)딸에게는 엄마의 죽음을 알리지도 않았습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중국에서 7년전 남편과 이혼한 뒤 딸(17)을 데리고 옌지(延吉) 친정집에서 어머니, 남동생과 살았다.
그러나 여자 혼자의 힘으로 가족을 부양하기에 벅찼고 딸이 좋은 학교로 진학할 수 있도록 학비를 벌기 위해 지난 2006년 7월께 한국에 입국했다.
김 씨는 안양시 관양동에서 일을 하며 번 돈을 매달 가족에게 송금했고 딸은 옌볜의 좋은 고등학교에 입학, 모처럼 가정형편이 피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김 씨는 이듬해 1월 강호순에 의해 화성시 마도면 고모리에서 살해된 뒤 암매장됐다.
경찰은 강호순이 암매장했다고 지목한 골프장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이틀에 걸쳐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시신을 찾지 못했다.
김 씨 어머니와 남동생, 제부 등 유가족 3명은 지난 14일 중국 다롄을 통해 입국했고 앞서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4촌 여동생 집에서 임시 거주하고 있다.
한편 안산지청 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김 씨 유가족에게 200만원의 긴급 구호비를 지원했고 범죄피해자 외국인지원위원회 역시 김 씨 유가족이 국내에서 체류하는데 필요한 생활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안산지청장을 역임한 구본민 변호사도 유가족들이 국내에서 머물며 사건을 마무리하고 귀국할 수 있도록 체류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강호순 피해자 유가족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대행하고 있는 법무법인도 김 씨 유가족이 입국함에 따라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추가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안산=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