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 카를라 브루니 여사가 '에이즈·결핵·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국제기금'의 친선홍보대사 활동에 본격 나서면서 주변국과 외교갈등을 야기하는 등 후유증을 남겨 뒷말이 무성하다.
이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브루니 여사의 에이즈 퇴치기금 홍보대사 활동이 퍼스트레이디의 역할과 충돌함으로써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섣부른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브루니 여사는 지난해 말 위촉된 에이즈 퇴치 홍보대사 자격으로 지난 11일 서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를 방문해 왕성한 활동을 예고했으나 에이즈 퇴치기금 미납을 거론하며 이탈리아 정부를 자극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브루니 여사는 '에이즈 퇴치 기금'에 1억1천만유로를 기부하기로 한 이탈리아가 올해 예산에서 이를 책정하지 않았다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겨냥했다.
이에 프란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교장관은 "브루니 여사는 남의 나라 일에 간섭해선 곤란하다"면서 "우리는 올해 안에 분담금을 낼 것이다. 내지 않겠다는 것도 아닌데 공개 비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맞받았다.
에이즈퇴치 홍보대사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자신의 고국과 갈등에 휩싸인 셈이다.
작년 하반기에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살인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붉은여단 소속 테러리스트인 마리나 페트렐라의 이탈리아 송환을 건강상의 이유로 거부했으나 이런 결정 과정에 브루니 여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져 이탈리아 측을 자극한 적도 있다.
당시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이탈리아 투린의 부유한 기업가 가문 출신인 브루니 여사와 언니인 영화배우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가 페트렐라의 이탈리아 송환 저지를 위해 사르코지 대통령을 집중 설득해 송환 중단 결정을 이끌어낸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다 이탈리아에서는 투린에 있는 브루니 여사 가문의 대저택이 중동의 부호에게 팔린데 대해서도 "브루니가 고국에 등을 돌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한다.
브루니 여사의 이탈리아 자극은 작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 직후에도 불거졌었다. 브루니는 오바마에 대해 '젊고 잘 생기고 제대로 선탠한' 지도자라고 농담을 했던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겨냥해 "내가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것이 기쁘고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브루니 여사는 올해 여름에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8(주요7개국+러시아) 정상회의에 참석해 에이즈퇴치 기금 모금 활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런 갈등을 딛고 홍보대사로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다섯살때 프랑스로 건너와 성장한 브루니 여사는 올해 2월 초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결혼한 뒤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파리=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