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4대륙 피겨황제로 등극한 캐나다의 패트릭 챈(19·세계랭킹6위)이 올림픽 메달 프로젝트의 '화룡점정'이 쿼드(4회전)점프가 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캐나다 일간 '글로벌 앤 메일'은 "패트릭 챈이 2010년 동계올림픽 프로그램에 쿼드(4회전)점프 구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패트릭 챈은 지난 8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로세움에서 막을 내린 '프레 올림픽'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남자싱글 부문에서 '쿼드점프' 없이 금메달을 따냈지만, 이는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서는 반드시 떠안아야 할 과제다.
현재 남자 싱글 부문에서 세계랭킹 다섯 손가락에 드는 선수들은 대부분 실전에서 쿼드점프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올시즌 변경된 ISU 주요규정 중에는 점프에 배점 상향 조정에 대한 내용이 명시돼있어 선수들이 저마다의 승부수를 강구하고 있다. 트리플 악셀은 종전 7.5점에서 8.2점으로, 쿼드 토루프는 9.0에서 9.8점으로, 쿼드 살코는 9.5점에서 10.3점으로 조정됐다. 이는 고난도 점프 기술에 대한 평가가 엄격해졌다는 의미로 성공하면 높은 점수를 받지만, 실패하면 그만큼 감점을 당할 수 있다.
실패 가능성도 높지만 성공만 한다면 고득점으로 이어지는 고난도 점프에 대한 유혹은 뿌리치기 힘들다. 쿼드점프는 기본점수가 9.8점으로 트리플 악셀(8.2점)에 비해 1.60점이 높다. 가산점(GOE)을 받게되면 이 점프 하나로 최대 12.8점까지 받을 수 있어 남자선수들에게는 고득점의 필요조건이 되고 있다.
쿼드러플 점프가 주특기인 브라이언 쥬베르(프랑스·세계랭킹2위)는 올시즌 쇼트프로그램에서 쿼드러플-트리플(4-3) 콤비네이션 점프를 소화하고 있다. 그는 특히 올림픽을 앞두고 올시즌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2회' 도전에 심혈을 기울고 있다.
이번 4대륙 대회에서는 에반 라이사첵(미국)과 코즈카 다카히코(일본), 오다 노부다리(일본)가 쿼드점프를 시도했고 라이사첵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 토루프를 시원하게 성공하며 가산점 0.60점을 받아 이 점프에서만 10.40점을 받아냈다. 그는 결국 올시즌 합계점수 개인최고점을 경신하며 237.15점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세계랭킹 6위까지 껑충 오르며 올림픽 메달 유망주로 떠오른 패트릭 챈이 '쿼드러플 점프'에 욕심을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그는 이번 대회에서 한동안 고전을 치러온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 불안증을 털어내며 발전의 가능성을 열었다. 그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을 완벽하게 성공하며 각각 2점, 1.60점의 가산점까지 챙겼다.
패트릭 챈은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개인최고점수를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쇼트프로그램에서 그는 88.90점을 받아 2006년 러시아의 예브게니 플루첸코가 토리노 올림픽에서 세운 세계신기록(90.66)에 가장 근접한 성적을 기록했다.
현재 패트릭 챈은 점프는 물론, 나머지 기술요소에서도 최고기량을 발휘하며 전성기를 알리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 경기 중 네 개 스핀에서 최고난도인 레벨 4를 받는데 성공했고, 스텝 시퀀스에서는 출전 선수가운데 유일하게 레벨 4를 받아냈다. 이같은 '퍼펙트' 연기로 그가 받아낸 프리스케이팅 성적은 160.20점.
일련의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쿼드점프는 패트릭 챈 개인에게 올림픽 금메달 프로젝트의 '화룡점정'이 될 수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올림픽을 위해 쿼드점프를 해내고 싶다"며 "쿼드점프 없이 올림픽에 가고 싶지않다"고 전했다.
현역 여자 선수들 중에 유일하게 트리플 악셀을 실전에서 소화하는 아사다 마오(일본·세계랭킹2위)는 점프기술로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4대륙대회에서 3위의 부진한 성적에 그친 아사다는 '남성 연기'에 도전할 생각이다. 이 대회 기간 남자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다는 그는 지난 10일 스포츠호치지와의 인터뷰에서 "남자 선수들은 힘있고 점프와 점프 사이에 스텝이 대단하다"고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아사다는 쇼트프로그램에서도 자신의 약점인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3회전 연속)점프를 시도할 계획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반면, 자신이 제일 잘하는 점프의 성공률을 높여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시도도 주목받고 있다. 쇼트프로그램 세계신기록(72.24)을 경신하며 4대륙 피겨여왕의 자리에 오른 김연아(19·고려대입학예정)는 세계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루프 대신 안정적인 더블 악셀을 넣을 예정이라고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가 최근 밝혔다.
한편, 올시즌 2010년 동계올림픽의 마지막 예행연습이 될 2008-2009 ISU 세계선수권대회는 오는 3월 22일부터 29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다.
(SBSi 인터넷뉴스 박성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