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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탄소경제] ⑥ 골치아픈 CO₂, 땅 속에 묻으면?

편집자주 -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들은 이제 기후변화 대응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국가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이른바 '녹색성장'에 동참하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입니다.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독일과 영국 핀란드의 주요 사례를 통해 선진국들의 녹색성장 움직임을 살펴보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알아보는 시리즈를 연재할 계획입니다. <후원 - 언론재단·기후변화센터>

재생에너지의 천국인 유럽에서도 기존 화력발전소는 아직 많이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 통계(2006년)에 따르면 전세계 전력 생산의 66.1%가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합니다. 원자력이 15.7%, 수력이 16.1%를 차지하고, 전세계적으로 경쟁적으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는 아직 초기단계로 2% 남짓에 불과합니다.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를 때서 전기를 생산하는 이런 발전소들은 당연히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상당합니다. 그렇게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바로 땅에 묻는다면 어떨까요. 어쩔수 없이 기존 화석연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가 나왔지만 지구 대기중에 떠돌지 않게 하겠다는 뜻일텐데요. 독일에서 이런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현장을 찾았습니다. 

 

 

 

 

 

 

◀독일 슈바르체 품페 화력발전소. 석탄을 태워서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끊임없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고 있었습니다.

 

 

 

 

 

독일 베를린 남동쪽 2시간 거리에 위치한 슈바르체 품페(Schwarze Pumpe)화력발전소. 에너지 기업인 바텐폴(Vattenfall)이 운영하는 1,600메가와트 용량의 이 발전소는 석탄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합니다. 

거대한 구름처럼 냉각탑을 통해 계속해서 배출되는 수증기의 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돕니다.

이 수증기 속에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가 다량 포함돼 있겠지요. 

이산화탄소 저감에 적극적인 독일은 지난해 9월부터 발전소 바로 옆에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일명 CCS(Carbon Capture & Storage) 발전소가 시험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석탄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따로 모아 땅 속 깊에 묻는 시도가 시작된 것입니다. 

     

▲슈바르체 품페 화력발전소 가동 원리 안내도. 화력발전소인만큼 석탄을 때서 전기를 생산하는 전통적인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우선 탄소포집저장(CCS)가 무엇인지 궁금하실겁니다. 

석탄은 연소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화석연료입니다. 때문에 세계 여러나라들은 신재생에너지 연구와 동시에 기존 석탄 화력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왔습니다. 즉 수천미터 지하나 해저에 이산화탄소를 모아 온실효과를 방지하도록 영구적으로 격리시킨다는 겁니다. 

원리는 CO₂에 압력을 가해 액화시킨 뒤 지하에 영구히 저장하는, 간단히보이긴 하는데 기술적으론 쉽지 않다고 합니다. 천연가스에서 화학제를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먼저 분리하고, 이를 따로 모아 압력을 가하면 액화가 되고 이를 바다 밑바닥의 층에 파이프로 주입해 영구보존하는 것입니다. 

       

      

      

▲화력발전소 옆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 시설과 연구소 전경. 방문했을때는 아직 외부 공개가 결정되지 않은 시점으로 외경만 촬영이 허용됐습니다.

슈바르체 품페 화력발전소 옆 CCS는 CCS 기술이 완벽하게 적용된 독일내 첫 시험용 발전소로 독일 정부에서도 2006년 5월부터 7000만유로의 사업비를 들여 건설했습니다. 노르웨이와 캐나다 등 일찌감치 CCS에 상당한 투자를 통해 기술개발을 경쟁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만큼 독일은 지금까지 이 CCS 발전소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연구를 진행해왔다고 합니다. 

아래↓ 그래픽(출처 위키피디아) 은 CCS 원리를 그림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모아 압축, 액화시키면 파이프라인을 통해 땅속 깊숙히 묻는 것입니다. 이 때 청정 지하수가 흐르는 곳엔 닿지 않아야 오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기술이다보니 논쟁도 여전합니다.

과학계에서는 대체에너지가 아주 장기적으로 거의 모든 화석에너지를 대신할 정도로 발전해 궁극적인 온난화 해결방안을 찾을때까지 CCS는 가장 중요한 온실가스 해결방안으로 높은 기대를 보이고 있는 반면, 환경계에선 다른 입장입니다.

우선 드는 의문은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이 지하수 오염일으키지는 않냐 하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산화탄소 저장하는 곳이 지하수 수맥이 있는 곳까지 깊게 내려가지 않는다고 응답합니다. 최대 300미터 깊이라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그린피스 등은 또 CCS 연구 개발이 더 많은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을 정당화하는 구실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습니다. 즉 파묻으면 되니까,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는 겁니다.

이외에도 실제 상용화하는 데 너무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대체에너지 개발이나 에너지 효율화와 같은 더 근본적인 투자를 줄이는 역작용을 가져온다는 것도 이들이 내놓고 있는 비판입니다. 그린피스가 CCS에 ‘False Hope(잘못된 희망)’이란 이름을 붙여 일컫고 있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어쨌든 지구온난화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을 때까지 온실가스 농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CCS는 전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지하나 해상에 포집할 수 있는 온실가스 규모는 인류가 1년에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대략 70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합니다. CCS의 가능성을 크게 보는 것도 그 때문인데요. 

이런 가운데 호주는 지난해 11월 CCS관련 해상접근권 및 재산권 등을 규정하는 법안을 마련해 세계 최초로 CCS 활용체제를 구축했습니다.  CCS 와 석유탐사 등 기존 해양산업간 법적 권한을 명확히 구분해 재산권 저촉 소지를 제거함으로써 CCS 발전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갑니다. 이산화탄소 저장 적합지역, 산업단지와의 거리 등 저장에 수반되는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국가탄소지도 작성에도 착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호주는 석탄산업의 비중(총 전력의 80% 생산, 온실가스의 32% 차지)이 높아 CCS 기술을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이 효과적일 것으로 자체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CCS 선점을 둘러싼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해 현재 호주는 자국내 ‘국제CCS기구’ 창설까지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네요.  

우리나라에서도 아직 초기이긴 하지만 CCS 방식을 상용화하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두산중공업이 최근 지난해 9월 CCS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캐나다 회사 지분 15%를 사들였습니다. 전세계적으로 환경관련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신규 발전소 수주 경쟁에서 이 CCS 기술이 큰 몫을 해낼 것으로 두산 측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후발주자이기때문에 외국 회사와의 협력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CCS 기술을 습득하는 노력을 민간 업계에서는 기울이고 있습니다. 정부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양한 에너지 대책에 CCS를 항상 포함시켜 육성하려 하고있는 만큼, 정부와 민간의 공조가 구체적인 성과를 낼 날을 기대해봅니다. 

  [편집자주] 지식경제부와 산업계를 취재하는 정호선 기자는 1997년에 경제지 기자로 시작해 2005년에 SBS에 입사했습니다. 좌우명인 '긍정의 힘'과 함께 오랜 경제분야 취재경험으로 차분하고 정돈된 기사로 활약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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