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 기획재정위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경제정책 수장으로서 경제위기를 극복할 적임자인지를 놓고 철학과 자질, 도덕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잇따랐다.
여야 의원들은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정책팀의 신뢰회복 필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하면서 재정.조세정책 방향,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 방안, 일자리 창출대책, 추경편성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물었다.
야당 의원들은 한발 더 나아가 윤 내정자가 97년 외환위기 때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을 지냈다는 점을 문제삼으며 자질론을 거론하고 부동산 투기의혹 등 도덕성 흠집내기도 시도했다.
◇경제위기 대책 추궁 = 여야는 재정지출 확대와 금융 유동성 공급, 투자활성화 및 고용지원, 과감한 기업구조조정 등 비상시기에 걸맞은 비상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방점은 달랐다.
여당 의원들은 윤 내정자가 금융과 조세분야의 최고전문가로서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경제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라고 평가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경제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줄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야당은 윤 내정자가 '747' 공약으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는 서민층을 위한 대책 마련에 우선순위를 둘 것을 강조했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정책 일관성, 부처간 공조, 대야 및 대언론 관계의 유연함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경제정책의 패러다임 근본 전환, 단기적으로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최경환 의원은 IMF(국제통화기금)가 최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로 하향 조정한 것에 대해 "미약한 근거를 갖고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평가했다"며 정부가 홍보전담 부서를 설치해 지나친 비관론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경기부양 대책도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확대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며 "현재의 부자감세 정책을 늦추고 서민층을 위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재정지출을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병석 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연 7% 성장을 공약했지만 지난해 2.5%에 머물렀고,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제는 '747 공약'을 포기할 때가 된 것 아니냐"고 따졌다.
부동산 규제완화가 투기를 조장할 우려가 높은 만큼 시기상조라는 부정론과 함께 정부가 수도권 규제완화에 초점을 둬 지방균형발전을 도외시한다는 비판론도 제기됐다.
다만 여야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성에 대해 대체로 공감을 표시했다.
최경환 의원은 "올 경제성장률이 당초 정부 목표치보다 낮아질 전망이기 때문에 세입 감액분 만큼 추경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고, 이광재 의원은 "서민살리기, 일자리 만들기 등 사회안전망 확충과 중소기업 등 지원에 초점을 맞춰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극복 자질 논란 =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윤 내정자의 경제관료 경력을 문제삼아 위기극복의 적임자인지 우려를 표시하는 질문도 잇따랐다.
우선 외환위기 촉발 당시 재경원 금융정책실장을 지냈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후보자가 2007년 한 오찬 강연문 내용을 보면 경제정책 담당자의 잘못을 전혀 지적하지 않았는데, 이런 시각으로 위기극복의 총책임자를 맡을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윤 내정자가 참여정부 시절 3년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금융감독 시스템을 충분히 갖추지 못해 이번 경제위기를 심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현 정부와 전 정부의 정책기조가 다른 상황에서 당연히 장관직을 사양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김종률 의원은 "내정자가 금감위원장 시절 가계대출이 급증함에도 휘슬을 제대로 불지 않아 금융과 가계의 부실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윤 내정자가 참여정부 때도 견지했던 금산분리 완화 소신에 대한 야당의 쓴소리도 이어졌다.
오 의원은 "재벌이 금융회사를 하도록 하면 제대로 운영되겠느냐"고 지적했고, 선진당 임영호 의원도 "금산분리는 시급한 일이 아니다"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도덕성 의혹 = 윤 내정자 부인 명의의 경기도 양평 땅, 자녀의 삼청동 한옥 매입 경위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윤 내정자의 부인이 지난해 8월11일 경기 양평에 위치한 농지 1천231㎡를 1억3천764만원에 매입한 것과 관련,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집중 제기된 것.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윤 내정자는 양평 농지에서 농사를 지을 계획이라고 했는데, 현장을 확인해보니 전원주택단지가 조성되고 있었고, 바로 앞까지 도로가 개설되는 등 농사지을 땅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결국 전원주택단지가 들어서면 택지로 전환될 것을 염두에 두고 구입한 것 아니냐"며 "향후 전철까지 개통되면 상당한 지가 상승이 예상되는데 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같은당 김종률 의원도 "양평 농지 부근에 남한강이 지나 대운하 추진 발표 당시 수혜가 예상됐던 지역"이라며 "대운하 추진에 따른 지가상승을 노린 불법 땅 투기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나아가 "(윤 내정자의 부인은) 농지취득 자격이 없는데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를 허위 기재했고, 작년 10월까지 채소재배에 착수하겠다고 했음에도 농사를 짓지 않았다"며 "이는 허위공문서작성죄이자 농지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양평 땅 처분 용의가 있는지를 물었다.
또한 백재현 의원은 윤 내정자의 부인이 지난 2001년 이촌동 강촌아파트를 1억원에 매입, 4년 뒤인 2005년 1억 5천만 원의 차익을 보고 매각했다고 공개하면서 "매각 시점은 보유세 강화를 골자로 한 2005년 8.31 대책 발표 직후로,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아니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내정자의 장녀가 지난해 3월 지인 2명과 3분의1씩 부담해 8억 8천만 원 상당의 삼청동 한옥을 구입한 점도 검증 항목이었다.
한옥 구입 대금(3억 원 가량)을 부담할 경제적 능력이 없는 것으로 추정되는 윤 내정자의 장녀가 어떻게 비용을 마련했느냐가 공세의 주된 포인트였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윤 내정자의 과거 재산신고 내역 등을 거론하면서 "윤 내정자의 지난 2007년 퇴직신고 자료에 따르면 장녀의 재산은 1억5천만원"이라며 "이중 예금 5천만원을 뺀 1억원을 주택구입자금으로 사용했다면 나머지 차액 2억원은 어떻게 조달했느냐"고 캐물었다.
백재현 의원도 "한옥 매입자금 3억 원은 윤 내정자의 자녀가 3년간 직장생활로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이 아니다"며 "윤 내정자측이 어제(5일) 8천만 원을 증여해줬다고 하는데 나머지 2억 원의 자금은 어떻게 마련된 것이며, 증여 당시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은 이유는 뭐냐"고 탈세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백 의원은 또한 "매입 후 불과 보름후 서울시는 한옥 관광정책 추진을 위해 윤 내정자 자녀가 구입한 주택을 포함한 북촌한옥마을에 대한 건축기준 완화를 발표했다"며 "공직에 오래 있었던 윤 내정자가 서울시의 계획을 미리 알고 도움을 준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청문회에서는 윤 내정자가 1968년 '진구성 탈구 및 좌 슬관절 운동제한 고도'라는 질명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이유, 윤 내정자 장녀의 하버드 로스쿨 유학과 관련한 증여 의혹 등도 불거졌다.
(서울=연합뉴스)
윤증현 청문회…'위기대책·자질' 검증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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